[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인간은 오래 전부터 달 탐사에 도전해왔다. 올해는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지 꼭 50주년이 되는 해다.

1972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인간의 달 탐사는 중단됐다. 달 탐사가 과거 냉전시대의 결과물이기도 했고 탐사 이후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른바 민간 우주 경쟁시대가 개막된 지금도 '달 개발'은 여전히 인류의 원대한 꿈으로 남아있다.

대기 부족, 극단적 기온차, 운석 충돌 등으로 달은 인간의 생존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달 개발을 원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주거, 공기, 음식, 에너지 등의 자원이 필요하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폴 K. 번(Paul K. Byrne) 행성지리학 교수는 "지구에서 달로 자원을 가져갈 수 있지만 이는 매우 비싼 선택"이라고 지적한다. 지구에서 달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인데, 이에 자원을 달 자체에서 해결하는 ‘현지자원이용(ISRU:In-situ Resource Utilization)’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실제로 유럽 우주국 (ESA)은 지난 1월 달 표면의 달 표면의 퇴적물 ‘레골리스’를 채취해 산소와 물 등의 원료를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레골리스는 모래 모양의 불균일한 입자로 ‘달의 모래’라고도 불린다. 특히 산화철 등이 다량으로 함유돼 산소와 물을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ESA는 프랑스 항공우주 기업 아리안그룹, 독일 스타트업 PT사이언티스트츠, 벨기에 우주 관련 기업 스페이스애플리케이션서비스와 1년간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ESA는 2022년 달에 탐사선을 보내 차세대 핵융합 발전 연료 및 우주선 연료로 주목받는 ‘헬륨3’를 채굴할 계획이다. 달에 탐사선을 보내기 전까지 협약을 맺은 각국의 연구팀과 레골리스의 채취·활용 기술을 개발,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하지만 번 교수는 “현 시점에서 달의 자원을 이용한다는 생각은 ‘공상’에 가까우며 달에서 자원을 채굴하고 사용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백금, 플래티넘, 희토류 원소 등 지구에 희귀한 원소를 달에서 채굴하는 계획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는 물과 모래로 채워진 시험관을 흔들면 결국 모래가 시험관 바닥에 쌓이는 것과 같은 이치로, 행성 융해시 무거운 원소가 행성 중심에 가라앉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무거운 금속과 같은 자원을 얻으려면 달 보다는 소행성과 같은 작은 천체가 바람직하다는 것.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달 기지의 건설은 화성이나 다른 행성 등 우주 탐사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뿐만 아니라 태양계와 지구에 대한 연구 및 다양한 기술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중국, 미국, 유럽, 일본 등 우주 강국이 달에 인간을 보내는 미션에 큰 관심을 보이며 달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미래에는 새로운 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달의 자원 채굴과 인간의 거주 단계까지 달 개발이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달을 더 먼 우주 탐사를 위한 전진 기지로 활용해 더 큰 우주로 도약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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