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점과 글로벌 그룹의 장점을 합쳐 한국 내 SC의 위상을 더 높이겠다”.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장은 10일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 철수설을 일축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행장이 말하는 경영의 키워드는 융합이다. 한국과 글로벌, 은행업과 다른 업종간의 융합이 SC은행의 입지를 높이는 핵심이라는 생각이다.



박 행장은 "우리에겐 일등했던 제일은행의 DNA가 있고 한국 고객들을 대상으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제일은행의 DNA와 SC란 글로벌적 역량을 융합에서 더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2012년 1월 '한국SC은행'으로 명칭을 바꾸며 '제일'이란 이름을 떼어냈지만 아직 대다수의 직원이 제일은행 출신인 만큼, '이전'의 가능성을 충분히 품고 있다는 것. 박종복 행장도 지난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해 지난 1월 행장으로 취임한 정통 제일은행 맨이다.



박종복 행장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SC금융지주 회장 겸 SC은행장에 올랐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제일은행은 2005년 4월 영국계 은행인 SC가 인수했고, 같은 해 9월 SC제일은행으로 새 이름을 달았다. 이전 5년 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을 경영할 때부터 외국인 행장이 자리를 채웠다.



그는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조직 내 소통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아울러 그룹의 글로벌적인 면이 혼합돼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며 "'해보자'는 직원들의 분위기 등 모멘텀이 강해진 분위기"라고 취임 후 첫 두달 간 엿본 가능성을 전했다.



박행장이 취임 후 두달간 가장 우선순위를 둔 대목도 직원들을 독려하는 일이었다. 2월엔 퇴직한 제일은행 출신 오비들을 초청한 홈커밍데이를 열었다. 오비들의 전폭적인 지원은 SC은행의 실적으로도 직결됐다. 80년간 배출한 오비들의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무수한 거래가 성사된 것.



이 같은 분위기는 실적으로 바로 연결됐다. 2월 SC은행의 소매금융 분야 신규 판매수익과 신용카드 신규발급좌수 등은 전월대비 40% 늘었다. 2월이 설 연휴로 영업일수가 더 적은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정통 '영업맨' 답게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이날 오전에도 박 행장은 서울 종각 SC은행 본점 근처에서 시민들에게 신상품 소개 리플렛을 나눠주는 가두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



또 앞서 신세계와의 제휴처럼, 이종업종간의 '융합'으로 미래 은행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점포수가 작다는 SC은행의 특성이 향후 은행업에선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행장은 "고객들이 직접 지점에 찾아오기 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뱅킹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며 "규모보단 '질'적인 경쟁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신세계 매장 내 이동식 점포를 설치한 '핀테크 미니점포'를 올해 내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어 그는 "IT나 이종업종간 융합으로 5~10년 후 은행은 새로운 모습일 것"이라며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대처하기 위해 유통 외에 기존에 맺은 디즈니와의 제휴도 확대하고 IT 업체를 포함해 다양한 이종업종간의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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