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KB사태' 당시 자신들과 알력다툼을 했던 임원들의 퇴직금을 보류해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김중웅, 강희복, 송명섭 사외이사는 5점 만점 평가에서 자신들에게 5점을 줬다. 이들은 그러나 지난 1월 열린 이사회에서 정병기 전 국민은행 감사에게 지급될 ‘특별퇴직금' 안건에 대해 보류 의견을 냈다. 특별퇴직금은 특별한 사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임하는 임원에게 지급되는 돈이다.



사외이사들의 이 같은 행동은 이중잣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들과 정 감사 모두 ‘KB금융 내분 사태'의 당사자인데 자신들에게는 최고 등급을 주고 정 감사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별퇴직금 지급 보류 결정 후 사외이사들은 “조금 더 검토해 보자는 취지였다”고 밝혔지만 지난달과 이달 열린 이사회에서도 이 안건은 논의되지 않았다.



KB금융지주 임영록 전 회장은 지난해 사외이사들의 지지를 얻어 국민은행의 주 전산장비를 IBM에서 유닉스로 바꾸는 것을 밀어붙이다가 이건호 전 행장과 갈등을 빚었다. 정 전 감사는 이 과정에서 유닉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산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밝혀내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사외이사들은 당국에서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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