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이 지난 2012년에 이어 또다시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경기 침체로 보험금 지급 능력이 떨어져 지급여력비율(RBC)을 높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롯데손보는 13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하여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8년 대한화재를 3500억원대에 인수하며 보험업계에 뛰어들었지만 8년째 손보업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롯데손보 매출액은 2조463억원으로 전년대비 35.9%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불과 70억원, 당기순익은 25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순익은 전년에 비해 반토막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 가까이 육박했다. 손보사들의 평균 손해율은 77% 수준이다.



지난해 롯데손보는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선두권으로 도약하겠다는 꿈을 꿨다. 하지만 KB금융에게 밀리면서 물거품이 됐다.



당시 손해보험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롯데손보가 LIG손보를 인수하게 되면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2013년 말 기준 롯데손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점유율은 3.08%였다. 업계 4위인 LIG손보(13.58%)를 인수하게 되면 삼성화재 다음의 업계 2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인수전에서 KB금융이 세게 나오면서 롯데손보의 LIG손보 인수는 무산됐다. 여기다 저금리와 경기 불황의 여파로 보험금 지급 능력은 계속해서 떨어지며 결국 또다시 유상증자를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지난해 9월말 153.2%를 기록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금감원은 150% 이상을 지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이 늘수록 높아지고 금리역마진 등 위험이 커질수록 떨어진다. 위험이 커질수록 더 많은 요구자본을 쌓도록 돼 있다.



롯데손보는 KDB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주관사로 내정하고 관련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배정으로 진행될 이번 유증의 규모는 1500억원으로 안팎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와 특수관계인이 55%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유증의 절반 이상은 대주주가 부담해야한다.


이날 롯데손보 주가는 유증 추진 소식에 11.49%(385원) 떨어진 2965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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