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태양계는 태양을 중심으로 수성·금성·지구·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의 8개 행성이 공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은 금성으로 알려져 있고, NASA의 금성 소개 페이지에도 ‘지구의 가장 가까운 이웃(our closest planetary neighbor)’으로 표현돼 있다.

미국 물리학회(AIP)가 발행하는 '피직스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천문학자들이 이러한 통설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은 금성이 아닌 수성"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행성이 가깝고 멀다는 개념은 행성 간 평균거리로 비교하는데 기존 방식으로는 ‘두 행성의 평균 공전 반경(태양으로부터의 거리)의 차이’로 계산된다.

가령 평균 공전반경이 0.72AU(1억800만km)인 금성과 평균 공전반경이 1.00AU(1억5000만kim)인 지구의 평균거리는 1.00-0.72=0.28AU(4200만km)이다.

그러나 평균 공전반경의 차는 두 행성이 가장 근접할 때의 거리에 가깝기 때문에 항상 0.28AU의 거리가 유지될 수 없다.

평균 공전반경 차이를 기준으로 한 기존 정설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미국 로스 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톰 스토그먼(Tom Stockman) 교수를 포함한 3명의 천문학자다.

세 사람은 행성간의 평균 거리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포인트 서클법(Point Circle Method, PCM)'이라는 새로운 계산 방법을 제창했다. PCM은 각 행성의 궤도를 '평균 반경을 갖는 동일평면상의 동심원'으로 가정한다.

이들은 "우리가 사는 태양계는 이 가정(포인트 서클법)이 타당하다. 8개의 행성은 2.6도±2.2도의 궤도경사를 가지며 평균 궤도 이심률(orbital eccentricity)은 0.06±0.06"이라고 언급했다.

아래 그림 a는 두 행성의 궤도를 보여준다. c1은 ‘평균 궤도 반지름=r1’의 내부 행성 궤도이고, c2는 ‘평균 궤도 반지름=r2’의 외부 행성 궤도다.

행성은 궤도를 일정한 공전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행성의 궤도상 위치, 즉 확률 분포는 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3명의 천문학자는 그림 b와 같이 "c2 임의의 점에서 c1의 모든 점까지 거리의 평균"을 새로운 두 행성 간 평균 거리로 수학적으로 정의했다.

이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 지구와 금성의 평균거리는 1.14AU(1억7000만km), 화성과의 평균거리는 1.70AU(약2억 5500만km)인데 반해, 수성과의 평균거리는 1.04AU(1억5500만km)다. 이를 토대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은 수성"이라고 스토그먼 교수는 주장한다.

다음 표는 각 행성 사이의 평균 거리를 위에서부터 ▲시뮬레이션 산출 ▲PCM 산출 ▲기존 방식의 산출' 순으로 보여준다. 시뮬레이션과 PCM 방식으로 산출된 거리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PCM을 이용하면 궤도를 도는 물체의 평균 거리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령 신호 강도가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 약해지는 위성 통신망에 대한 신속한 검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토그먼 교수는 "적어도 금성이 아닌 수성이 지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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