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바쁜 하루를 보내는 현대인들은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공휴일이나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면에 관한 연구 중에는 '몰아서 자는 것이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결과도 있어 장시간 수면 자체는 건강에 일정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면과 신경학 전문가들은 "몰아서 자는 것보다는 20분 낮잠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부족한 수면, 몰아 자기로 보충할 수 없어

미시간대학 수면장애센터 신경학 전문가인 캐시 골드스타인 박사는 "사람에게 빌린 돈은 돌려주면 되지만 수면은 빚처럼 갚을 수 없다. 장시간 수면이 다소 효과는 있겠지만 결코 보상이 될 수는 없다"고 최근 미국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과학전문잡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 결과도 이러한 골드스타인 박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불과 1시간의 수면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4일간의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하룻밤의 철야 혹은 새벽 기상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도 불규칙한 수면 패턴은 체내시계, 즉 낮의 각성과 야간 수면을 촉진하는 호르몬 레벨을 조절하는 시스템에 확실한 변화가 일어난다.

체내시계는 밤 9시 정도부터 수면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밤사이에 PC나 스마트폰을 보면 잠드는데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안정된 수면습관을 유지하면 체내시계에 차질이 생기는 일은 없다.

하지만 수면 습관이 조금이라도 불규칙해지면 바로 체내시계에 영향을 미친다. 밤샘을 계속하면 점차 밤이 되어도 졸음을 느끼지 않지만 이것이 잠들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다. 골드스타인 박사는 "잠들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이미 체내시계가 변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20분 안팎의 가벼운 낮잠, 피로 회복에 더 효과적

불규칙한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야간근무 노동자의 높은 암 발생률과 인지기능 저하, 조기 사망 위험 상승 등으로 알 수 있다. 골드스타인 박사는 "모든 형태의 교대 근무는 건강상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과학잡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일 연속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한 사람에 비해 수면부족인 사람이 더 많은 아침을 먹고 신진대사도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시간 수면부족은 다음날 200kcal의 초과 칼로리 섭취로 이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골드스타인 박사는 한 번의 수면부족 상태라면 몰아서 자는 것보다 낮잠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은 단 20분의 낮잠으로도 회복(Refresh) 효과가 인정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또 휴일의 규칙적 수면은 평일 수면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골드스타인 박사는 "결국 가장 좋은 것은 매일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본인의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시간을 보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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