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뇌 조직이 절단되더라도 하나의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연결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뇌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뉴런은 ▲시냅스 전달 ▲축삭수송(axonal transport) ▲갭 결합(gap junction) 등 3가지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많은 뉴런이 일제히 발화할 때 약한 전기장이 발생하는 것을 뇌파 측정으로 관찰했지만 이 활동은 매우 작기 때문에 신경 활동에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명공학연구자인 도미니끄 뒤랑(Dominique Durand) 교수는 전기장을 통해 뇌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인비트로(in vitro), 즉 시험관 등 조건하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쥐의 머리에서 추출한 해마를 슬라이스해 뇌파를 관찰한 결과, 느린 뇌파의 주기적인 활동이 전기장(Electric field)을 발생시키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전기장은 인접한 세포를 차례로 활성화시켜 시냅스를 통해 화학물질 전송 및 갭 결합을 하지 않는 신경계와 커뮤니케이션을 구축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뇌 조직이 분리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다. 슬라이스 상태의 뇌 조각 2개를 물리적으로 인접한 상태로 두면 전기장은 뉴런을 활성화시켰다.

연구진은 “2개의 슬라이스 조직은 다시 붙었는데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분명한 간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도미니끄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이 놀라운 연구 결과에 미국 생리학 저널(The Journal of Physiology) 심사위원회는 "논문 게재를 위해 다시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구팀은 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실험을 반복했지만 역시 결론은 같았다.



수면 중인 인간의 해마와 대뇌 피질에서 뇌파는 비교적 느려지는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도미니끄 교수는 "이러한?뇌파는 오래전 알려졌지만 누구도 그 기능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며 자발적으로 전파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나는 해마라는 뇌의 작은 부분을 40년 동안 연구해 왔지만 이번 발견은 놀라운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험쥐에서 확인된 새로운 형태의 뇌 커뮤니케이션이 인간 뇌에도 적용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필요할 전망이지만 연구진들은 같은 커뮤니케이션이 인간의 뇌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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