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아마존·애플스트리밍 게임 패권 경쟁 본격화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전세계 글로벌 IT 공룡들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글로벌 IT업체들은 게임 스트리밍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하고 있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란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클라우드에 저장된 방대한 게임 콘텐츠를 PC·스마트폰·콘솔 등 여러 단말을 통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이른바 ‘게임판 넷플릭스’라고 할 수 있다.

국내 게임업체는 아직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음원과 영상 분야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몰고 온 파급력이 엄청난 만큼, 향후 스트리밍이 게임 업계 소비 패턴 변화와 시장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구글, 3GDC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공개할 듯

구글은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개발자회의(GDC)에서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독자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게임 전문 매체 폴리곤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Gather around>라는 문구와 복도 끝에서 빛나는 GIF가 포함된 초대장을 각 미디어에 보냈다. 초대장만으로 상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미 알려진 구글의 게임 관련 사업과 언론 보도를 통해 GDC에서 어떤 발표가 있을 것인지 예측할 수는 있다.



지난 2월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구글은 크롬캐스트(Chromecast)나 새로운 콘솔로 작동하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예티(Yeti)'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 게임 미디어 코타쿠(Kotaku)는 구글이 독자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크리에이터와 하드웨어 개발자를 영입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구글의 게임 시장 참전에 대한 신빙성을 높였다.

또 구글은 지난해 10월 브라우저 크롬(Chrome)상의 고품질 게임 스트리밍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스트림(Project Stream)'을 발표, '어쌔신 크리드 : 오디세이(Assassin 's Creed : Odyssey)' 제공을 위해 게임 퍼블리셔인 유비소프트(Ubisoft)와 제휴한 바 있다.

외신들은 만반의 준비 과정을 마친 구글이 GDC 2019에서 드디어 자사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MS-애플-아마존, 게임 스트리밍 진출 본격화

애플과 MS, 아마존 역시 넷플릭스와 유사한 가입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개발중이며 주도권 확보를 위해 빠른 시장 진입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게임 개발자들과 게임배급 서비스 관련 협의를 진행해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애플이 자사 브랜드를 내세워 게임 퍼블리셔로 나서는 방안도 염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장기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은 다양한 콘텐츠 사업과 단말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앱스토어 기반의 게임 유통으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애플이지만 아이폰 판매 둔화 등으로 프리미엄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출시, 콘텐츠 수익 다각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엑스 클라우드(xCloud)'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MS는 자사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xbox)’용 게임 3000여개를 우선적으로 서비스 한 후 게임 종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MS는 "값비싼 게임기와 게임 소프트웨어가 없어도 누구나 클라우드 기반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리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게임을 비롯해 클라우드, 빅데이터 처리 등 모든 기술력을 집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초 아마존 역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 자체 기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게임 퍼블리셔와 게임 타이틀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2014년 '트위치'에 이어 2017년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기업 '게임스파크'를 인수하면서 게임 시장 진출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아마존 서비스는 내년 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게임업계, 스트리밍 서비스 도입 영향에 촉각

거대 IT 업체들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에 눈을 돌리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는 5G 도입 등으로 게임 스트리밍 속도가 기존 보다 현저히 빨라지기 때문이다. 게임은 동영상과 음악 등 콘텐츠와 비교해 데이터 용량이 크고 단말 사양이 높아 스트리밍 서비스가 어렵다고 여겨졌다.

업계 전문가는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콘텐츠를 월정액 요금을 지불하고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은 이미 대세"라며 "글로벌 IT 업계가 다른 업종보다 수익률이 높은 게임을 신사업으로 내다보고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 산업에 스트리밍 서비스가 미칠 영향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해외와 달리) 국내 유저들은 이미 게임을 PC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즐기고 있어 음원과 같은 파괴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리밍이 국내 게임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영향에 대한 전망은 갈릴 수 있지만 국내 게임업계 역시 일단은 상황을 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글로벌 IT 업계의 게임 시장 참전 속에 게임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한 ‘스트리밍’이 국내 게임 업계의 태풍의 눈이 될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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