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CD와 MP3가 등장하면서 그 모습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던 LP판.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 추억 속으로 사라진 아날로그 감성의 대표주자 ‘LP판’이 미국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아날로그 열풍 속에 미국 LP판 매출은 13년 연속 상승중이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14.6% 상승한 168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1991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기의 주역은 비틀즈, 핑크 플로이드, 프린스, 데이비드 보위 등이라고 빌보드 매거진(Billboard Magazine)은 전했다.

2018년 미국 총 앨범판매(LP판, CD, 디지털, 카세트)는 1억 4100만장으로 전년대비 17.7% 감소했지만 LP판의 판매량은 1680만장으로 전체 앨범 판매의 11.9%를 차지했다. 2017년은 전체의 6.5%였다.

매출 데이터를 살펴보면 록 판매량이 63%로 압도적이며 전체의 41.1%가 인디레코드 가게에서 팔렸다. 그 밖에 대형마트, 라이브 공연장, 온라인 순으로 판매됐는데 특히 대형마트 판매량이 전년대비 611% 급상승했다.



미국인들에게도 레코드 가게에서 너바나를 듣는 10대의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미국에서 LP 산업이 재조명 받는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복고 문화의 유행이다’ ‘디지털 시대에 지친 현대인들이 아날로그 특유의 감성을 찾고 있다’ ‘기존 팬들에게는 추억을, 젊은 층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등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에 의해 몰락한 듯 보였던 LP판의 운명은 끝이 아니었다. LP 문화를 즐기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엄청난 변화를 겪어온 음반 업계에서 LP판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세계적인 뮤지션들도 LP판을 다시 찍고 있다.

소위 '멸종위기'였던 LP산업이 끈질긴 생명력으로 유행을 넘어 새로운 문화로 정착할 수 있을지 또 하나의 아날로그 반격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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