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중국서 홈팟 발매...미국 IT기업 중 '첫 선'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애플이 최근 중국과 홍콩에서 자사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HomePod)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아시아 지역 내 홈팟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13일(현지시각) 세계 2위 AI 스피커 시장인 중국에서 18일부터 홈팟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위기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신제품 투입으로 중국시장의 재도약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실 AI 스피커 시장은 아마존이 2014년 11월 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구글 역시 그 2년 후인 2016년 11월에 제품을 내놓았다. 애플은 다시 1년 이상 늦은 시점,아마존 에코 등장 이후 3년 만에 홈팟을 선보였다.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애플의 미국내 AI 스피커 시장 점유율은 불과 몇%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2월 미국, 영국, 호주에서 홈팟출시를?시작으로 그간 캐나다, 프랑스, 독일, 멕시코, 스페인 등으로 판매 국가를 넓혀왔다. 그리고 이번에?글로벌 IT 공룡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중국에서 발매되는 홈팟은 중국 표준어인 북경어와 광둥어를 모두 지원하며 단말 가격은 2799위안(45만원)이다. 홈팟은 에어플레이2를 지원해 iOS 기기에서 앱 서비스와 오디오 콘텐츠를 직접 스트리밍 할 수 있다. 중국 음악 앱도 스트리밍이 지원된다.



반면 아마존 에코(Echo)는 전세계 90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사용 가능하지만 AI 음성비서 알렉사(Alexa)가 지원되는 언어는 영어, 독일어, 일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6개 언어뿐이다. 또 구글의 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는 중국어를 제공하지만 AI 스피커 구글홈(Google Home)은 중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경쟁자는 알리바바·샤오미...차이나 파워에 고전 예상

시장조사기관 카널리스(Canalys)에 따르면, 지난해 3사분기 전세계 AI 스피커 시장 Big4는 출하대수 기준 1위부터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샤오미 순이다.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에서도 '차이나 파워'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1위인 아마존의 출하대수는 전년대비 1.3%로 소폭 증가에 그친 반면 구글은 187%(약 2.9배)로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200배 이상, 샤오미는 300배 이상의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며 미국의 2강을 맹추격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구글ㆍ아마존이 이끌어온 글로벌 AI 스피커 및 플랫폼 시장이 알리바바와 샤오미 등 중국발 IT 기업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 내 AI 스피커 출하대수는 전년대비 30% 증가에 그친 반면 중국은 100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 알리바바와 샤오미의 출하량은 중국 내수 시장에 국한돼 있다. 중국에서 알리바바와 샤오미가 90% 이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검색 업체 바이두가 시장에 진입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했다. 주목할 점은 알리바바와 샤오미가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한 것만으로도 이미 글로벌시장 3, 4위권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애플 홈팟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은 미국 판매 가격(349달러) 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기업에 밀려 글로벌 AI 스피커 출하량 순위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던 애플이 저가 스피커 중심의 중국 본토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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