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육의 강한 입김 작용했나? 세 자매 성적 우수자 누르고 ‘입사’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학연’과 ‘지연’이 이제 ‘혈연’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서류전형 점수는 보잘 것 없는 지원자가 면접에서는 우수 평가를 받은 다른 지원자를 제치고 당당하게 합격하는 기가 막힌 취업 꼼수가 벌어졌다.

대학판 숙명여고 사건이 불거졌던 국립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이번에는 교직원의 딸 3명이 요건 미달 수준에도 불구하고 모두 학교 관련 기관에 채용된 사실이 드러나 교직원 자녀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비례대표)은 서울과학기술대학 교직원인 A씨의 세 자매가 지원한 학교 관련기관 서류 전형에서 낮은 점수에도 면접에서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고 합격한 사실을 밝혀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문제의 A씨 둘째 딸은 채용 당시 3명이 지원해 1차 서류전형에서 15.1점으로 제일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2차 면접에서 지원자 중 가장 높은 47점을 받아 서류전형 1등을 1.1점차로 따돌리고 합격해 현재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학교는 또 앞서 지난 2016년 역시 A씨의 첫째 딸이 2명을 채용하는 자리에 27명이 지원, 14명이 2차 면접에 나섰지만 서류 점수가 하위권에도 면접에서 94.7점을 얻어 공동 9위에서 2등으로 산학협력단 행정직원으로 채용된 것을 확인했다.

당시 서류전형에 영어 점수 항목이 신설돼 A씨의 첫째 딸이 10점 가점을 받았는데 채용 이후 올해부터 과학기술대학교에서 이 규정을 삭제했다.



이 외에도 A씨의 셋째 딸 역시 산학협력단 단기 계약직으로 6번이나 비공개 채용돼 근무하는 등 세 딸 모두 이 학교에서 재직했다.

김 의원은 “성적특혜 의혹과 함께 교직원 인사채용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면서 “부정한 행위가 밝혀지면 이에 합당한 개선조치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