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워치=김정은 기자] 이브 발키리(EVE: Valkyrie)와 스파크(Sparc) 등의 가상현실(VR) 게임 시장을 주도해온 유럽 게임개발사 CCP Games가 VR 게임 개발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CCP Games(이하 CCP)는 VR 게임으로 이미 성공을 거둔 개발사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게임을 제작하기에는 아직 VR 게임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브 발키리 개발 스튜디오 폐쇄

아이슬란드 미디어 MBL과 게임미디어 폴리곤 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간) CCP가 스파크를 개발한 애틀랜타 사무실과 이브 발키리를 개발한 뉴캐슬 사무실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CCP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인기 온라인 MMORPG ‘이브 온라인(EVE Online)’으로 유명한 아이슬란드 게임 개발사다. 발 빠르게 VR 게임 개발에 나서 VR 스페이스 전투게임 ‘이브 발키리’와 VR 스포츠 게임 ‘스파크’ 등을 선보이며 그간 VR 게임 시장을 주도해 왔다.



보도에 따르면 CCP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미국 애틀랜타, 영국 뉴캐슬과 런던, 중국 상하이 사무실 가운데 뉴캐슬과 애틀란타 사무실을 매각할 예정이다. 이에 CCP 전세계 임직원 370여명 가운데 100여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VR 게임은 특정 환경이나 상황을 실제처럼 만들어 마치 실제와 상호작용을 하는 것처럼 몰입감을 주는 가상공간에서 이뤄지는 게임을 의미한다. VR 시장은 2016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과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등의 단말이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뉴캐슬 스튜디오는 이런 VR 전용 단말로 즐길 수 있는 VR 게임 ‘이브 발키리’를 개발한 곳이다. 우주를 무대로 한 공중전 전투게임인 이브 발키리는 2012년 오큘러스 리프트의 개발자 키트(Kit) 1탄 무렵부터 개발을 시작한 VR 게임의 선구자인 셈이다.

2016년 3월 오큘러스 리프트 런칭 타이틀로 발매된 이후 HTC 바이브, PSVR에 차례로 대응했고 크로스 플랫폼 간 대전을 지원하는 등 메이저 업데이트를 반복했다. 이브 발키리는 VR 게임이 아닌 일반 게임으로도 즐길 수 있다.

한편 애틀랜타 스튜디오가 개발한 ‘스파크’는 손을 움직여 VR을 체험하는 스포츠 게임이다. 2017년 8 월 PSVR용으로 출시됐다. 스파크는 원래 오큘러스 리프트와 HTV 바이브용 타이틀이었으나 현재는 PSVR에만 대응한다.



VR 게임, 향후 몇 년간 소폭 성장에 머물러

모바일 VR 게임인 건잭(Gunjack)은 상해 스튜디오에서 개발했으며 이번 결정으로 상하이 사무실 역시 향후 온라인 ·모바일 게임 타이틀 제작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힐마르 베이가 페투손(Hilmar Veigar Petursson) CCP 대표는 MBL과의 인터뷰에서 "VR에 대한 장기적인 믿음은 갖고 있지만 향후 몇 년간 성장은 소폭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보다 기대할 수 있는 시장에 집중할 것이며 앞으로 2~3년간 VR게임에 대한 실질적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CCP는 VR 개발을 담당해온 전문 스튜디오를 폐쇄하고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온라인 슈팅게임 프로젝트노바와 모바일게임 프로젝트 오로라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CCP의 VR게임 개발 중단 배경에 대해 PSVR나 오큘러스 리프트와 같은 전용단말 가격때문에 유저의 진입 장벽이 높아 단시간에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게임 미디어 폴리곤에 따르면 이미 출시한 이브 발키리와 스파크의 지원은 런던 스튜디오에서 계속하게 될 것이며 업데이트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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