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피해자보호전담 경찰관…과로에 트라우마 '이중고'

[인천=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최근 인천 초등학생 엽기 살인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살인과 강도, 방화 등 강력사건의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전담 경찰 공무원들이 과중한 업무 탓에 과로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인천지방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인천지역 피해자보호담당 경찰 공무원들의 열악한 현실을 지적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표 의원실에 따르면 인천지방경찰청은 피해자심리전문요원(CARE) 배치를 통한 범죄피해평가와 삼당 등을 진행하고 피해자 전담경찰관이 국과수 부검 동행은 물론 임시숙소로 안내하거나 스마일센터 소개 등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심각한 범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들의 보호를 책임지고 있는 피해자 전문 요원은 2명에 불과해 전문적인 지원은 물론 전담 경찰관이 업무 과중으로 오히려 과로와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표 의원은 “인천지방청 내 피해자심리전문요원이 고작 2명이다 보니 전문적인 지원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심리전문요원(CARE)은 강력사건 발생 초기 현장에 출동, 피해자에게 전문적인 심리평가와 상담활동을 통해 범죄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일각에서는 피해자심리전문요원이 전국적으로 숫자가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일선 경찰서가 아닌 지방청 소속으로 활동하다 보니 피해자 대면보다 지방청 행정업무가 우선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실제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지방청 기준 피해자 심리전문요원은 35명으로 각 지방청 별 평균 2.05명에 불과했다.

표 의원은 “더욱 심각한 것은 인천의 피해자전담경찰관 1인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약 173건의 업무를 처리했다.”면서 “이는 피해자전담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전국 평균 업무량 80%건을 두 배 이상 초과하는 수치여서 살인적인 과중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표 의원은 또 “물론 피해자 보호가 가장 우선돼야 하지만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피해전담경찰관들의 아픔을 경찰청장이 외면하고 있다.”며 “피해자호보를 담당하는 경찰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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