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일본 혼다가 재해 대응 로봇 ‘E2-DR’의 시제품(prototype)을 발표했다.

일본 IT 전문매체 ‘엔가젯 재팬’과 ‘테크크런치 재팬’ 6일 보도에 따르면 E2-DR은 유연한 관절을 갖춘 168cm, 85kg의 시속 2km 보행로봇이다. 1000Wh 리튬 이온 배터리 전원으로 90분 가동할 수 있고 관절과 허리가 매우 유연해 주저앉은 자세나 특수지형에서의 4족 보행이 가능하다.

지난 9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로봇산업 전시회 'IROS 2017'에서 공개된 E2-DR은 ▲사다리 오르고 내리기 ▲계단 이동 ▲2족 보행 ▲잔해 위나 구조물 사이를 기어서 이동 ▲수평 방향의 압력을 견디는 모습 등을 시연했다.

혼다에 따르면 E2-DR의 소형·경량화를 위해 내부장치 간 통신 케이블로 광파이버를 채택했는데 100만 회의 비틀림 실험을 통과해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IEEE가 운영하는 과학기술 전문 사이트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머리에는 2개의 레이저 레인지 파인더와 LED 플래시를 갖춘 단안 카메라를 갖추고 양손에도 카메라와 3D센서를 탑재해 어떤 조명 조건에서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영하 10도 ~ 영상 40도의 극한의 환경에서 동작하며 가장 두꺼운 부분의 두께가 25cm 정도로 매우 좁은 장소에서 기어 갈 수 있다.

엔가젯 재팬은 현장 상황에 따라 로봇용 특수 부속장치를 탑재할 수 있어 비교적 경량의 단순한 구조로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물건을 잡거나 제어 장치를 조작하기 위한 정밀한 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재해 현장에서의 활동을 전제로 한 로봇은 예상치 못한 사태로 인해 낙하하거나 굴러 넘어질 수 있어 이를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요구된다. E2-DR은 넘어지면 스스로 일어날 수 있지만 혼다 측은 실제로 강한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혼다는 E2-DR이 시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개선과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크크런치 재팬은 E2-DR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게 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재해로봇의 상업적 미래 가능성을 제시한 의미있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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