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회사니 내 맘대로 한다'는 인식의 발로는 아닌가?


-천민민자본주의 단면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워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자사 기내에서의 안하무인 행동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조현아 부사장의 언행은 기내난동(?)에 다름 아니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행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서비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성을 지르며 호통을 치고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했다.




▲사진=?머니투데이방송 화면 캡처





조현아 부사장의 행동을 두고 월권및 위법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기내 통제의 권한은 기장에게 있는데 이를 어겨 항공법가 항공안전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위법여부는 국토교통부가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니 그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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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현아 부사장의 언행은 권한이나 법위반 논란에 앞서 기본적으로 오너이자 회사 경영자로서의 상식과 인성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것이다.





‘조현아 부사장은 이날 1등석에 탑승했다. 승무원이 마카더미아넛(땅콩)을 봉지째 갖다주자 "왜 봉지째 주느냐. 규정이 뭐냐?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고 큰 소리로 질책했다.





이어 사무장을 불러 "즉각 관련 규정을 찾아오라"고 지시했는데 당황한 사무장이 바로 대응하지 못하자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고함을 쳤다.?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비행기는 램프로 되돌아 왔고 사무장을 내려놓고 출발했다.?





KE086기는 승객서비스의 총책임자인 사무장없이 비행을 했고 이 사무장은 몇시간을 기다려 다른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 왔다.'언론에 보도된 이날의 기내상황이다.





1등석에는 조현아 부사장 말고도 다른 1명이 더 타고 있었는데 조현아 부사장의 말은 다른 승객석에서도 들릴 정도로 고성이었다고 한다.






조현아 부사장은 이날 승객으로 탔다. 누구든 비행기에 탔으면 기장과 부기장 등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외에는 모두가 승객일 뿐이다. 그가 그 항공사의 사장이라해도 마찬가지다.





만약 다른 승객이 서비스 매뉴얼을 따지면서 승무원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고성을 질렀다면 어떻게 됐을까? 기내난동으로 신고돼 비행기에서 끌려내려가 미국 당국에 넘겨졌을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덜익은 라면을 내왔다고 몇차례 항의하다 기내잡지를 말아 승무원의 머리를 건드렸던 이른바‘라면상무'사건이 그런 사례 아닌가.





이 사건으로 라면상무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쫒겨나듯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그가 속한 회사는 회사차원의 사과를 했다. 이를 계기로 대한항공은 앞으로 기내난동에 엄중 대처하겠다고 강조했었다. 그런데 대한항공 오너 일가이자 부사장이 기내난동이나 다름없는 행동을 한 것이다.





이날 KE086의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평소보다 훨씬 긴장하며 승객서비스에 각별히 신경을 썼을 것이다. 오너의 일원이자 부사장이 타고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사달이 난 것이다.





조현아 부사장이 승무원 서비스 실태를 점검하고자 그 비행기에 탑승했다 하더라도, 그리고 설혹 승무원의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고성을 지르고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호통을 쳤고 결국 하기(下機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다른 승객들 생각도 했어야 했다.





대한항공측 해명대로 조종사와 협의를 해서 사무장을 내리도록 한 게 사실이라해도 활주로를 향해가는 비행기를 되돌려 출발이 지연되게 한 것은 승객들에게 불편을 준 것이다. 조현아 부사장 스스로가 승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망쳐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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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문제를 삼고자 했다면 인천에 도착해서 또는 회사에 돌아와서 문제가 있었던 직원들을 조치하면 되는 일이다.





조현아 부사장은 공사구분을 못했다. 그날 조현아 부사장이 한 언행은 내 회사니까 내 마음대로 한다는 식의 행동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가 직원들을 대하는 자세도 경영자로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부하직원들에게도 인격이 있다.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려진 그 승무원의 마음은 어땠을까. 귀국해서 있을지도 모를 징계 등 인사조치를 먼저 걱정했을 것이다. 한편으로 자신이 짐짝 취급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조현아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로 지난해 하와이 원정출산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남이야 어떻든 돈만 벌면 된다', 내가 주인이니 내 맘대로 하겠다'. 조현아 부사장의 인식과 행동에서 천민자본주의(賤民資本主義)의 한단면을 보는 것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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