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의 사후조치들이 사태악화시킨 이유 따져보길


-독선적 자세 버리고 소통에 힘써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륙을 위해 램프를 떠난 항공기를 되돌린 이른바 ‘땅콩회항'으로 국토교통부의 조사를 받은데 이어 17일 검찰에 소환된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조현아 전 부사장은 사법처리를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망된다. 박찬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당시 조현아 전부사장과 같이 1등석에 탔던 다른 승객들의 진술 등으로 조현아 부사장의 ‘기내난동'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조현아 부사장의 위법행위 증거를 확보했다며 소환조사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조현아 부사장, 더나아가 부친인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이번 ‘땅콩리턴'으로 이미지 실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사건은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너도나도 보도할 정도로 세계 항공업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한 일이어서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 것이다.





대한항공과 조양호 회장및 조현아 전부사장등은 당면사태를 잘 마무리해야 할 부담과 이미지 회복이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 전부사장에게는 가혹한 말이겠지만 조현아 전부사장이 사법처리를 받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차라리 나은 일이라고 본다.





조현아 전부사장의 행동 자체도 잘못이지만 그후 대한항공의 안이한 대응과 조현아 부사장의 처신 등은 여론의 공분을 샀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잘못된 행동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짐으로써 대한항공과 조현아 전부사장의 어설픈 행보로 초래된 여론악화를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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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대한항공과 조양호 회장 일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영방식의 환골탈태(換骨奪胎)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오너들의 인식변화가 중요하다. 흔히 하는 말로 제왕적, 독선적 경영마인드를 갖고 있지 않는지 스스로를 성찰해볼 일이다.





이륙하려는 비행기를 되돌리고 승무원을 강제하기 시키는 행동은 ‘직원을 직원으로 여기지 않고 노예나 다름없이 여기는' 생각이나 ‘내 회사니까 내 맘대로 한다'는 사고가 아니면 나오기 어려운 것이다.





오너가 그런 생각을 갖고있고 행동 또한 그런 식으로 한다면 어느 누구도 입을 열려고 하지않고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러면 조직은 경직돼 활기를 잃게 되며, 위기가 닥쳐도 우왕좌왕하다가 사태가 악화되고 결국은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를 불러온다.





사건 발생후 내놓은 대한항공이 내놓은 사과문이 이를 뒷받침한다. 조현아 전부사장의 서비스잘못 지적을 ‘임원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는 내용의 사과문으로 비난여론은 더욱 거세졌고 사과문이 수습의 실마리가 아니라 사태악화의 불쏘시개로 작용했다. 보직사퇴도 마찬가지다.





사과문은 실무부서에서 작성했겠지만 그 내용의 줄거리는 조현아 부사장의 의중이 거의 전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실무진들로서는 그런 내용이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했을 법도 하다.





그런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의 사과문이 나왔다. 회사풍토가 그런 말을 할 분위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사과문을 평소의 대한항공의 기업문화와 연결시켜보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은 과거 50~70년대 창업세대들의 경영환경과는 확연히 다르다. 소통이 중요한 시대다.





대한항공과 오너에게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것은 직원들을 회사를 발전시키는 동반자로 여기는 것, 그리고 건전하고 발전적인 의견과 아이디어들이 상하좌우로 활발하게 흐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건 오너일가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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