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공산화로 단교… 53년만의 재수교


-양국 간첩혐의 수감자 상호 석방으로 첫조치


-미국과 북한 관계 변화 여부도 주목









미국과 쿠바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했다. 단교 53년만의 국교정상화다. 국제관계에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을 새삼 실감케 해주는 사건이다. 양국관계 정상화에 따라 향후 미국-북한의 관계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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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16일(현지시간) 45간의 전화통화에서 국교정상화에 합의한 후 17일 이 사실을 동시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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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카스트로 암살기도, 미국-소련 핵전쟁 으름장등 위기 겪기도



=미국과 쿠바는 관계정상화의 첫 조치로 서로 자국에 수감중이던 상대국 사람을 석방했다. 쿠바는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미국은 쿠바인 3명을 맞교환 형태로 풀어줬다. 이들은 모두 간첩혐의를 받았던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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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쿠바는 1959년 라울 카스트로의 형인 피델 카스트로 전 수상의 공산화 혁명과 미국기업 재산몰수 등에 이어 2년뒤인 1961년 단교의 길로 들어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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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망명 쿠바인들을 이용해 카스트로 정부 전복을 꾀한 피그만(灣) 침공사건, 카스트로 암살기도, 소련의 쿠바내 미사일 배치에 따른 미국의 쿠바 해상봉쇄와 미국-소련간 핵전쟁 으름장 등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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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암살기도에는 카스트로의 애용품인 시가담배에 독극물설치, 펜에 독약주입, 미인계 등 각종 수단이 다 동원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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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부, 정책방향 전환 필요성 인식, 10차례의 비밀협상 끝 결실



=이후 미국의 쿠바여행금지 및 경제제재 일부 해제 조치 등으로 긴장완화 상태가 이어지다 지난해 6월 양측 고위관계자들의 첫 접촉이후 9차례의 비밀협상을 통한 접점도출, 정상간 통화를 거쳐 국교정상화를 공식선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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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교정상화는 양국 정부 지도자들의 정책방향 전환 필요성 인식에 따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재선직후 참모들에게 적대국들과의 관계개선 모색을 주문했다. 적대정책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對)쿠바정책도 마찬가지다. 오마바는 쿠바고립 정책은 쿠바 정부에 자국민 억압명분만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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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도 라울 카스트로가 형인 피델 카스트로보다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해왔으며 경제난 타개와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대미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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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쿠바 수교도 시간문제, 미국-북한 관계는 핵문제가 결정적 요소



=재수교에 따라 양국간 교류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양국 국민들의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지고 교역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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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명물인 시가 담배와 럼주의 미국 수입이 가능해져 애연가와 애주가들이 반기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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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야구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쿠바 야구 선수들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도 훨씬 자유롭고 확대돼 미국 프로야구에 쿠바열풍이 더 거세게 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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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뛰고있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 선수처럼 쿠바 선수들은 그동안 보트 등으로 쿠바를 탈출해 미국 야구계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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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쿠바 수교는 우리나라와 쿠바와의 관계에도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와 쿠바는 수교국가가 아니다. 쿠바의 반미정책, 쿠바-북한과의 관계 등이 수교에 걸림돌이 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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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쿠바 관계정상화로 한국과 쿠바와의 정식외교관계 수립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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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수교상태에서도 양국의 교역규모, 쿠바 여행 한국인들의 증가 등 교류가 확대돼왔고 한국 드라마와 노래가 쿠바인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한류열풍 등 실질적으로는 수교에 버금가는 관계인 실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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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최근 미국내에서 북한과의 직접대화론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와관련 북한의 핵문제가 핵심요소로 꼽힌다. 북한의 핵문제에 방향선회를 할 경우 미국-북한 관계도 지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국제관계의 또다른 사례들



=국제관계에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는 비단 미국-쿠바의 국교정상화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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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중국은 통화스왑 체결을 추진하는 등 관계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제재의 돌파구를 위해서, 중국은 아시아에서의 중국 헤게모니를 막으려는 미국과 일본의 견제에 맞서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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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종파를 이유로 이교도 학살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그동안 적대관계에 있는 이란과의 관계에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중국이 김정은 체제와 장성택 처형 등으로 곱지않은 자세로 바뀌고 관계재정립 움직임을 보이자 그동안 소원했던 러시아와의 관계강화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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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의 최우선 논리는 오랜 의리와 인연보다는 자국의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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