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기…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글쎄…글쎄요. 저희가 다시 태어나는 심정으로 잘 하겠습니다. 모든 일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마련된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매제 제일기획 사장의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은 '바보들의 행진'을 관람하는 착각에 빠졌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위 위원들의 심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정해진 각본을 읽어 내려가 듯 ‘모르쇠’와 ‘동문서답’으로 일관하고 나선 처남과 매제 사이인 이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바보’ 그 자체였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모르겠다’ ‘기억없다’ ‘책임을 통감한다’? 등 말도 안되는 변명을 늘어 놓으면서 '바보'를 자청하고 나선 이재용 부회장은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박사 출신이며 자산규모 340조원 초일류 기업 ‘삼성’의 사실상 총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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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의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남편이자 이 부회장의 매제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 역시 처남인 이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바보’로 등극했습니다.

김 사장의 컨셉은 조금 더 독특했습니다. 동계스포츠센터 16억원 지원 결정을 누가 했느냐는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의 폭풍 질문에 숙제 못한 초등학생이 회초리를 든 선생님을 마주한 듯 시종일관 말을 버벅 거리거나 더듬대며 바보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스탠퍼드 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출신의 김재열 사장, 삼성의 계열사이며 대한민국 최고의 광고회사 제일기획을 지휘하고 있는 김 사장은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질 때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아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바보들에게도 일관된 공통점은 존재합니다. 세상 어떤 비난을 한 몸에 받더라도 결코 진실은 토해내지 않겠다는 빗나간 신념 말이죠.

“권력이 요구하니까 보복이 무서워 협조했다”며 자기 합리화로 포장하고 있는 이 장사치들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 그 어떤 권력이 요구를 하면 두말없이 부정에 앞장설 것이니 말입니다.

논어 학이편에 보면 ‘선의이후리자영 先義而後利者榮 선리이후의자욕 先利而後義者辱’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풀이하면 ‘먼저 명분을 추구하고 이익을 뒤로 하면 영광을 얻을 것이지만 반대로 먼저 이익을 추구하고 명분을 나중에 한다면 반드시 욕을 먹을 것이다’는 뜻입니다.

사회를 어지럽히는 많은 사건들 뒤에는 의로움에 앞서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부정을 저지르는 리더의 못된 욕망이 구렁이처럼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초일류 기업을 자처하면서도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부정과 부패의 중심에 있으면서도?진실에는 입을 꼭 다물고 있는 이 ?‘덤 앤 더머’가 주도하는 삼성의 미래,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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