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안상미 기자] 캔들, 디퓨저 등 방향제는 연말 선물메뉴로 언제나 단골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한 작은 사치를 즐기고 힐링의 가치를 아는 소비자들은 스스로에게 향기를 선물하기 시작했다.

화장품 회사들은 그동안 구축해온 자신들의 브랜드 컬러와 향기, 고객 분석 정보 등을 활용해 사랑스러운 방향제품을 출시해 많은 뷰티 소비자들의 일상에 파고들었다. 게다가 점차 커지고 있던 화학성분에 대한 공포와 셀프 인테리어를 향한 욕구는 화장품 회사들의 향기 제품 판매에 가속도를 붙였다.

뷰티 브랜드들의 ‘홈 프레그런스’ 활약

록시땅의 2016 겨울 홈 프래그런스 컬렉션의 주제는 ‘프로방스’다. 프랑스의 따뜻한 마을 프로방스에서 생산된 원료로 제작한 이번 록시땅의 컬렉션의 홈 디퓨저 세트는 라벤더, 윈터 포리스트, 캔디드 프루트, 화이트 블러썸, 버베나 향으로 5종이 출시됐다. 이중 계절감을 가장 잘 살린 이름의 윈터 포리스트는 한 겨울 전나무숲의 따뜻한 오두막을 주제로 만든 향이다.

<이니스프리의 2016 크리스마스 에디션 중 ‘왁스타블렛 세트’>

이니스프리의 2016 크리스마스 에디션 중 ‘왁스타블렛 세트’는 머스키 플로럴과 우디 프루티로 2종을 출시했다. ‘왁스타블렛 세트’는 향기 전문 브랜드 ‘수향’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비즈 왁스 100%를 사용해 만든 수제 왁스 타블렛으로 방, 옷장, 서랍 등의 공간에 걸어두고 향을 즐기는 제품이다.

<라운드어라운드의 '스노우 플레이크' 디퓨저>

올리브영의 코스메틱 브랜드인 ‘라운드어라운드’는 홀리데이 에디션으로 디퓨저 2종을 선보였다. 눈꽃을 연상하는 베이비 파우더향의 ‘스노우 플레이크’, 연말의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바닐라 우디 향의 ‘홀리데이 위시스’로 구성됐다. 이밖에도 다수의 화장품 회사들이 각각 브랜드 컬러를 입힌 향기 제품들을 여럿 출시하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의 영향인가, 화학포비아의 그늘인가

디퓨저, 캔들, 왁스 타블렛 등 화장품 회사에서 방향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직접 공간을 만들어가는 셀프 인테리어가 뷰티 부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해석된다. 셀프 인테리어로 채운 자신만의 공간에 향기까지 완벽하게 연출하고픈 욕망을 화장품 회사들이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논란 이후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심이 고조된 가운데 탈취제의 대체제로 디퓨저와 캔들이 각광받는다는 의견도 있다. 섬유탈취제 시장 1위인 페브리즈는 분사형이기 때문에 흡입 가능성이 높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전성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페브리즈에는 ‘제4기 암모늄클로라이드(디데실디메틸암모늄클로라이드·DDAC)’가 보존제로 사용되는데, 이 성분은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검증받은 적이 없는 성분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환경부는 이달 내로 페브리즈를 비롯해 방향제와 탈취제, 세정제 등 3종의 위해성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직접 분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냄새를 제거하는 방식의 왁스 타블렛이나 디퓨저 등이 탈취제의 대체 역할을 하고 있다. 화학성분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 고조되고 있지만, 체취와 실내 방향을 관리하고픈 소비자의 욕망까지 꺼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는 ‘화학포비아’는 앞으로도 뷰티 업계의 향기 시장 확대에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