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대한민국 헌정사상 부정을 일삼은 대통령을 선택한 죄 때문에 전세계 어딜가도 부끄러워진 작금의 현실,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의 국격을 바닥까지 추락시킨 얼치기 대통령과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일당을 심판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오늘 이 참혹한 현실과 대통령 탄핵을 위한 날카로운 화살을 조금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고 합니다.

전 국민이 박근혜 탄핵과 최순실 처벌에 집중되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 듯 꼬리를 감추고 있는 ‘공범’에게 말입니다.

지난 20일 검찰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듣보잡 재단인 미르·K스포츠 재단에 줄지어 거액을 출연한 기업들은 뇌물죄 공범이 아닌 강요에 의한 잠정적 피해자로 결론 내렸습니다.

검찰 조사에 나섰던 이 장사치들은 한결같이 “최순실과 청와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받게 될 불이익이 두려워 거액의 출연금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고 나섰습니다.

정권의 말 한마디에 보수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고도 발뺌하는 장사치 집단인 ‘전경련’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는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한 채 일단 달려들고 보는 전형적인 장사치들의 해명 좀 보십시오.

대한민국의 모든 부정과 부패 사건마다 빠지지 않는 ‘정경유착’의 전형들이 이제 제 살길 찾기 바쁩니다.

설립 자체가 의심스럽고 그 정체성도 불분명한 재단을 상대로 자금을 지원한 한국의 유수 기업들, 화려한 브랜드로 치장한 이 장사치들이 존재했기에 작금의 부정은 완성될 수 있었다 생각됩니다.

어쩌면 이 몹쓸 장사치 집단이 현대판 ‘신돈’을 탄생시켰고 장사치들의 목적을 담보로 제시한 부정한 기금은 결국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대의 국정농단 스캔들을 탄생시킨 결정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림2

조선시대 난전(亂廛)상인들이 생존을 위해 규합한 상단(商團)은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서는 온갖 부정을 자행한 것은 소위 역사 드라마를 통해서도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정의 벼슬아치들과 손을 잡고 뇌물을 주고받으며 몸집을 키운 이 거대한 상단과 권력은 ‘정경유착(政經癒着)’ 이라는 듣기에도 역겨운 ‘명사’를 배양했으니 말입니다.

이번 미르·K-스포츠재단에 남에 뒤질세라 돈을 끌어다 바친 기업들은 밝혀진 곳만 23곳에 달합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삼성생명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 포스코, 호텔롯데 등 구린내 나는 기업들은 하나같이 다 모였습니다.

단 한 곳, 정체성 없는 이 무당 재단에 명분없이 단 십원도 지원할 수 없다며 거절하고 나섰던 CJ그룹을 제외하고 앞다퉈 돈 싸들고 달려든 기업 중 기부왕은 단연 ‘삼성’입니다.

미르재단에 125억원, K스포츠재단에는 79억원, 여기에 최순실과 딸 정유라가 독일에 설립한 코어스포츠에 35억원을 지원했다는 의혹까지 합하면 239억원에 이릅니다. 밝혀진 것만 말이죠.

참 정권 입자에서 보면 ‘삼성’이라는 거대한 장사치는 기특하다 할 것입니다. 주문만 하면 원스톱으로 알아서 착착 가져다 바치니 말입니다.

돌이켜보면 무당 후예가 설립한 정체성도 의심스런 재단에 돈을 기부한 이 기업들과 삼성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 기업의 부정과 부패는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재개발 재건축 입찰 사업마다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입찰비리, 정부 주도의 공공사업에서의 담합행위, 해외 저가입찰 행위를 비롯한 사업전반에서 비리로 점철된 기업은 국내 대표 브랜드 ‘삼성’입니다.

대한민국 부정부패 사건마다 약방의 감초와 같이 빠지지 않은 삼성이 대통령 보다 더 높은 실세인 최순실이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조성한 것을 두고 “권력의 보복이 무서웠기 때문”이라는 해명은 어불성설이다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고 합니다. “최순실과 권력의 보복이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갖다 바쳤다”고 말입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총과 칼로 정권을 찬탈하고 권력으로 기업을 유린하고 협박하던 70년대 80년대 군부독재 시대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권력이든 기업의 총수든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잘못하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삽시간에 전세계 곳곳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시대라는 말입니다.

권력에는 아첨하며 자신의 목적을 위해 부정을 일삼는 ‘삼성’과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수 없는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끌어 갈 대한민국 미래는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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