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제행동 잘못된 것, 승무원 매뉴얼 어긴 것 사실‘


-박창진 사무장 출석, ‘사과받은 적 없고 업무에 어려움' 증언


-여 상무, 김 감독관 각각 징역 2년 구형받아





검찰이 2일 '항공기 회항'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대한항공 조현아(41) 전 부사장에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구형량이 높지않다는 점에서 선고공판에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항공기 회항 사건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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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판에는 박창진 사무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근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2차공판에 출석했던 조양호 회장이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약속과는 다른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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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항공기 안전 위협하고 승무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 줬다'




검찰은 이날 서울 서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현아 전부사장에 대해 "사적인 권위로 법질서를 무력화하고 공적 운송수단을 사적으로 통제함으로서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하고 승무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줬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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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부사장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 변경, 안전운항 저해 폭행,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강요 등 5개 혐의로 구속기소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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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또 사건은폐를 주도한 혐의로 조현아 전 부사장과 함께 구속기소된 대한항공 객실승원부 여모(57) 상무에 대해 증거인멸 및 은닉,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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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토교통부 조사사항을 대한항공 측에 넘긴 김모(53) 감독관에게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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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조현아 전부사장에 대해 "조직적인 사건실체를 조작한 정점에 조 전 부사장이 있었고 아직도 승무원 등에게 사건의 발단이 있다고 주장해 진지한 자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임원지위를 남용한 사상 초유 항공기 리턴으로 항공기 안전을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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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여 상무에 대해서는 "기업 오너의 개인범행을 은폐하려는 목적으로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주도했다"며 "임원지위를 남용해 관련자 진술을 강요할 뿐 아니라 법정에 이르기까지 혐의를 부인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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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 ‘검찰 확대해석, 항로변경죄 성립안돼' 반박




검찰은 김 감독관에 대해서도 "조 전 부사장의 형사고발 여부를 판단해야 할 조사관 신분이지만 조직적인 사건 은폐행위를 알면서도 묵인·방조했다"며 "법정 양형기준에 징역형만 있는데다 장기간 유착관계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통화내용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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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단은 "박창진 사무장은 관련서비스의 기본개념도 구분하지 못했고, 매뉴얼이 태블릿 PC에 있는지 갤리(항공기내 식당) 인포시트에 있는지도 몰랐다"며 사건의 원인이 사무장의 업무 미숙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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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은 또 "검찰은 '항로'를 '항공로'로 혼용하는 통념과 달리 '운항중'이라는 개념에 맞춰 확장 해석하고 있다"며 "비행기가 이동중이라는 인식도 없었던 만큼, 항공기 항로변경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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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흥분한 상태여서 비행기 이동중인 것 몰랐다‘ 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은 구형에 앞서 피고인 심문에서 "제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당사자 분들에게 사죄드린다"면서도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서비스하지 않은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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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부사장은 공판진행 내내 고개를 숙인채 조용한 목소리로 진술하다가 ‘매뉴얼대로 하지 않은 승무원의 잘못' 부분에서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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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부사장은 회항에 대해서는 "매우 흥분한 상태였고 상황에 집중했기 때문에 이동 중이라는 걸 몰랐다"며 "비행기를 되돌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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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죽을 서비스하는 승무원이 참기름병을 수저보다 먼저 놓았다는 이유로 임원들에게 지적했다"며 평소 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문제삼자, "매뉴얼 위반은 아니지만 1등석 승무원으로서 더 잘 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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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상무의 국토부 조사관련 보고에 대해 조현아 전 부사장은 "10일 이후에는 메일을 받아도 집중해서 읽지않아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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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사무장 증언중 여러차례 울먹거려




박창진 사무장은 대한항공 유니폼 차림으로 출석해 증언했는데 중간중간 울먹거리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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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사무장은 "조양호 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저에게 사과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저는 한번도 사과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조현아 전 부사장도 한번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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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사무장은 또 “조 전 부사장의 기내폭언, 인권유린 행위는 심각했다”며 “봉건시대 노예처럼 일방적 희생만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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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사무장은 "회사는 저를 위해 업무복귀를 할 수있는 모든 조치를 해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 또한 받은 것 없고, 받았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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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무장은 지난 1일 근무에 복귀한 뒤의 상황과 관련해서는 “1~2월 스케줄에서 제 팀원과 한 비행이 거의 없었고, 미숙하거나 익숙지않은 승무원과 비행하면서 발생하는 에러(문제)는 다 제가 책임질 수밖에 없다"며 "심지어 처음 나온 스케줄에는 새벽 3~4시에 계속 출근해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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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무장은 "합리적, 이성적이지 않은 경영방식으로 저와 다른 승무원이 당했던 사건과 같은 행위에 대해 좀 더 진실성있게 반성해야 한다"며 "저야 언제든 소모품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겠지만 오너 일가는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며 흐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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