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혜경 기자] 한동안 ‘미생’, ‘응답하라’ 시리즈 등 케이블 드라마에 밀려 울상을 짓던 지상파가 오랜만에 웃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 제작사를 비롯한 관련 산업이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드라마 내용을 넘어서 배우와 관련 상품에도 대중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몇 년 전 중국인들의 방한 붐을 일으켰던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심심찮게 비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꺼져가던 한류에 ‘태양의 후예’가 새로운 불씨를 지필 수 있을지 벌써부터 예측하는 분위기다.


최근 쏟아지고 있는 국내외 각종 수치들은 ‘태양의 후예’가 누리고 있는 인기를 체감케 해준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7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는 28.8%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이 기록한 28.3%의 시청률보다 높았으며 곧 3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5000점으로 시작한 ‘태양의 후예’ TV화제성은 4주 연속 오르며 지난 21일 기준 1만 점을 넘어섰다. 이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이 방송 8주차에서 1만 점을 넘었던 기록에 비해 한 달 가량 앞선 수치다.


또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iQIYI)에 따르면 21일 오전 기준 ‘태양의 후예’는 지난 주말을 넘기면서 10억 뷰를 기록했다. 23일 방송을 앞둔 9회 예고편은 약 1900만 뷰를 넘어섰다.


양국에 걸친 ‘태양의 후예’ 신드롬은 산업 전반에 걸쳐서도 훈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짭짤한 재미를 본 곳은 제작을 담당한 NEW다. 영화 배급을 주로 담당했던 NEW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화 ‘대호’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그다지 좋은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EW의 연결 매출액은 2014년 620억원에서 지난해 826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1억원에서 -2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 부진을 드라마 한 편으로 뒤집었다. 콘텐츠 사업 영역을 기존 영화에서 드라마로 확대하고 중국 영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NEW는 첫 방송 전에 이미 제작비 130억원에 상당하는 선 판매와 간접광고(PPL) 등을 통해 손익 분기를 초과 달성했다. 국내 드라마 중 최고가인 회당 25만 달러(한화 약 3억원)에 판매된 중국 판권은 이미 기획단계에서 결정된 바 있다.


NEW의 성공은 100% 사전제작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인터넷 동영상 시장을 적절하게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온라인 영상시장은 지난 2011년 이래 연평균 40%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온라인 영상사이트 이용자는 2015년 6월 기준 약 4억6000만명에 달한다.


몇 년 전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입고 나왔던 ‘천송이 코트’가 불티나게 팔린 것처럼 ‘태양의 후예’ 관련 상품들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송혜교 립스틱’이라 불리는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투톤 립스틱’이 아리따움 3월 신제품 중 최다 판매 수량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온라인몰의 역직구몰에서도 주연 배우인 송중기·송혜교 관련 아이템을 찾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었다.


11번가가 운영 중인 역직구몰 ‘중문11번가’에서는 송중기가 극중에서 입고 나왔던 ‘톰브라운 3선 완장니트’는 한화로 약 80만원에 이르는 제품이지만 지난 14일 처음 선보인 후 빠르게 소진됐다.?송혜교가 사용한 ‘라네즈 BB쿠션’도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중국 소비자들이 정식 채널을 통해 해외 콘텐츠를 시청하려면 국내 방영 후 최소 몇 달은 걸렸기에 관련 상품 역시 시차를 두고 매출 효과가 반영됐다”면서 “태양의 후예의 경우 한중 동시 방영으로 드라마 인기가 즉각적으로 판매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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