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성산 기자]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球??)는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이후 한국여론이 중국 정부가 북한을 억제하도록 연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한국사회가 좀 더 이성적으로 현재상황을 바라봐야 한다고 15일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식(한국여론이 중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중국에 (한국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분풀이를 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다”라며 “한국사회는 조금 더 이성적으로 현재 상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북중관계가 ‘예전보다 못한’ 상태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한국여론은) 자기기인(自欺欺人·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이다)식으로 중국이 북한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맹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한국언론에 대한 감정도 드러냈다. 신문은 “북한은 강제로 4차 핵실험을 했다. 한국 언론은 이에 대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가 느슨하고, 중국이 북한을 컨트롤할 수 있는 ‘황금열쇠’인 양 바라보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북중관계는 한미일-북한 관계와 엄연히 성격이 다르다”며 “얼마 전 북한 모란봉 악단이 중국에서 공연을 돌연 취소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북중 관계가 복잡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문제는 북중관계로만 해결하기가 어렵다. 무조건 한국과 미국이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할 문제다”라며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대한 대화보다 군사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무력시위를 단행했으며 이런 식으로 북한을 자극하면 도리어 문제를 더 크게 키울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은 늘 한국을 ‘미 제국주의 개’라는 표현을 쓰며 한국을 공격한다. 이에 한국은 겁을 먹었나? 아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보면 한미가 군사적 시위를 한들 북한이 겁을 먹을 것 같은가?”라며 “한국은 장기적으로 미국의 ‘보호’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조선반도에 대한 군사적 정책이지 한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과 일본은 중국이 북핵문제를 떠안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물론 한국의 일부 사람들도 이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북중관계는 북핵으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중국은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제재하도록 노력을 이어 갈 것이지만 모든 책임을 중국의 어깨에 짊어질 수 없으며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요하다. 솔직히 말해 중국이 북핵 제재를 할 ‘의무’는 없다. 중국에 북핵 제재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당사국인 한국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한국사회는 유연한 자세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강경하게 나가면 어사망파(?死?破·고기도 죽고 그물도 망가진다)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강경제재를 통해 과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다. 세계 어느 나라가 강경제재와 군사적 시위로 이런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는가? 현재에도 없지만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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