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수기와 공급과잉…미 금리인상 불안에 매수세 ‘뚝’

[데일리포스트=김혜경 기자]서울 수도권 매매와 전세시장이 0.03%대 소폭적인 하락세에 매수세가 떨어지며 갈피를 못잡고 있다.

연초 가파른 전셋값 억제와 매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출 문턱을 낮추고 1.5%대 고강도 금리인하를 단행했던 정부가 지나친 공급과잉과 대출확대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매매와 전세시장이 급랭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대출규제강화와 함께 하반기 민간건설업계에서 밀어내 듯 쏟아진 신규물량 규모는 수요를 뛰어넘어 공급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게다가 잠잠했던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제기돼 국내 시중은행 금리 역시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매수세를 억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서울과 수도권 지역 매매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노원구와 관악구 일대 아파트가격은 각각 0.03%, 0.06%로 소폭 하락했다.

0.03%와 0.06%는 실제 체감적인 하락효과는 없다지만 하락세 없이 지속됐던 상반기 매수세를 견줘보면 적지않은 부담감으로 작용되고 있는 것 같다.

이들 지역과 함께 올 상반기 상승세를 보였던 강동구 역시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강동구는 최근 6000가구 규모의 둔촌 주공아파트 단지가 재건축 추가부담금 증가로 역폭풍을 맞으면서 매수세가 확연히 급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값 불패 지역인 강남구 역시 장기간 지속됐던 오름세가 멈추고 보합세로 전환됐고 금천구와 용산지역 매매가 또한 전달 대비 오름폭이 낮아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와 전세 계약 건수는 크게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이번 달 27일까지 매매계약은 8895건, 전세계약은 6948건 성사돼 10월보다 각각 23.8%, 27% 감소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는 ▲종로구(0.17%) ▲광진구(0.14%) ▲은평구(0.13%) ▲동작구(0.12%) ▲도봉구(0.11%) ▲양천구(0.1%) ▲강서구(0.09%) ▲강북구(0.08%) ▲송파구(0.07%) 순으로 매매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관악구(-0.06%) ▲노원구(-0.03%) ▲강동구(-0.03%) 등은 매매 수요가 줄면서 하락했다.

거침없는 약진을 보였던 서울 수도권 매매와 전세시장이 쉼표를 찍고 있는 원인은 계절적 비수기가 시작된 데다 신규분양 물량의 공급과잉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실장은 “연초 정부의 고강도 규제완화로 가계부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내년 정부의 가계부채관리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돼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악재도 가격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