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흐트러진 국민의 대통합을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대통합을 강조하며 가장 먼저 선행한 것이 바로 추락한 경제를 수습한다는 명목으로 죄를 짓고 수감 중이거나 전과가 있는 경제인들에 대한 특별사면입니다.

자신이 총수로 있는 회사의 자금을 멋대로 가져다 쓰거나 특혜를 위해 부패 정치인에게 뇌물을 바치는 등 못된 짓 하다 사회적 지탄을 받은 나쁜 재벌 총수들의 족쇄를 풀어줘 침체된 경제를 살리겠다는 복안은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묘안인지 기가 막힐 뿐입니다.

더욱이 광복 100주년도 아니고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도 아닌 애매모호한 기준을 그럴싸하게 포장한 정부의 절묘한 한수에 온몸은 소름이 돋기까지 합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벌써 반세기를 훌쩍 넘어섰지만 친일의 잔재는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서 고개를 버젓이 들고 횡보하고 있습니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는 그저 과거로 치부하면서도 국민의 대통합을 위해 죗값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죄인들을 우리는 관용으로 용서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이래서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민주주의는 사회전체를 타락시키는 가장 나쁜 제도라고 정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 누구나 자유와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그 놈의 민주주의 제도는 인성을 갖추지 못하고 온갖 못된 짓을 한 죄인도 돈만 있으면 권력을 가질 수 있고 용서 받을 수 있는 자유, 그 자유라는 명사 뒤에는 너무나도 끔찍한 기형적 민주주의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 기형적 민주주의는 부정과 부패를 양산하는 자양분이 됐으며 오염된 민주주의는 사회를 타락시키는 동력으로 둔갑하게 됐습니다.

일제 식민지 시절 친일을 일삼은 반민족행위자들에 대한 청산 없이 탄생된 대한민국 사회는 결국 광복 70년이 지난 현재까지 친일의 상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와 조선 침략에 대한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하면서 국민의 대통합을 외치는 대한민국 대통령과 ? '천황폐하'를 연호하는 자칭 공주님의 망언은 광복 70주년을 마주한 대한민국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처럼 친일의 흔적이 잔존한 현실에서 국민의 대통합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며 재벌 총수들을 풀어주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를 남용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빛바랜 광복 70주년이 아닌 청산돼 깨끗해진 광복 70주년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향해 가자”고 군부정권에 아부 떨던 친일 매체의 어불성설은 개한테나 던져주고 진정한 과거사 청산이 선행돼야 한다는게 국민들의 요구입니다.

우리와 비슷한 사례로 프랑스를 침공했던 독일이 패망하자 드골정권은 독일 나치와 비시정권에 빌붙어 찬양기사를 쏟아냈던 언론인과 고위 공직자와 작가, 영화배우, 정치인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숙청을 단행했습니다.

이 중에는 우리도 잘 아는 자동차 브랜드 르노자동차의 창업주 루이느로 회장도 총살을 당했습니다.

이처럼 드골정부의 반민족행위자들에 대한 처벌은 상대가 대기업 총수든 유명 정치인이든 가리지 않고 가혹 했습니다. 때문에 프랑스는 나치 협력 반민족행위자들에 대한 청산에 성공했고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을 정착시키는 태동이 됐습니다.

반대로 과거사 청산은 외면한 채 억지로 민주주의를 안착시키려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결국 기형아로 전락했고 이 기형적 민주주의는 부패와 부정을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왜 민주주의를 반대했는지 충분히 납득되는 대목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생존하던 시대 그리스에서 민주주의를 대변하던 궤변론자들은 오직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민주주의 논리를 제시했지만 참된 진리 그 자체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소크라테스가 거부했던 궤변적 민주주의는 수 천년이 지난 현재 광복 7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한 복판에서 고스란히 활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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