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신한은행이 연초 서진원 행장이 병으로 교체된 데 이어 경남기업에 부당지원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특히 투병 중인 서 전 행장과 한동우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까지 경남지원 부당지원 연루 혐의로 검찰 소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신한은행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신한은행은 IMF 이후 대출심사를 엄격히 해왔다. 신한은행은 외압이 안 통하는 말이 돌 정도로 까다로운 심사를 했다. 실제 최근 KT ENS 대출 사기, 모뉴엘 파산이라는 광풍이 은행가에 불어닥칠 때에도 신한은행은 끄덕없었다.

그런 신한은행이 지난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의 ‘불법계좌조회’ 의혹을 폭로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당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연임을 걱정할 때였고 ‘정치적 배경’이 필요했다.

서진원 전 행장이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을 만난 게 이 즈음이었다. 서 전 행장은 한 전 회장과 막역한 사이다. 신한은행 태동기부터 같이 고생하며 의리와 신뢰를 쌓았고, 한 전 회장이 신한생명 사장으로 있다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온 사장이 서 전 행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둘 사이가 워낙 가깝기도 하지만 신한생명 경영문제로 서로 자문을 구하며 더 친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기업 수사와 관련해 현재 신한은행 여신담당 주인종 전 부행장이 검찰에 소환됐다. 당초 신한은행은 경남기업 사태가 터지고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받게 되면서 시선이 쏠리자 충당금을 쌓아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다고 해명을 했다.

지금으로서는 검찰의 칼날이 금감원 외압쪽으로 향해 있지만 신한은행은 내심 비정상적인 여신을 취급한 대출시스템이 거론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 정점에 한 전 회장이 있다는 사실도 부담스럽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초 행장이 물러난 데 이어 (신한은행이) 경남기업 사태에 연루되면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은 맞다”면서 “지금으로서는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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