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무역센터점을 낙점했다. 그동안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국내 면세사업을 선점하려고 양날의 칼을 세운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합세하면서 면세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그은 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최종낙점했다고 9일 밝혔다. 이를 통해 현대백화점 측은 무역센터점 2개 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 규모의 면세점으로 탈바꾼시킨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많은 서울 동대문(케레스타)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신촌점·목동점 등 4곳을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저울질해왔다. 이 중 무역센터점이 위치한 코엑스 단지가 향후 외국인 관광명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하게 됐다고 현대백화점그룹측은 설명했다. 이어 조만간 면세 사업 추진을 위해 별도 법인도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엑스 단지는 외국인 관광객이 엔터테인먼트와 쇼핑·숙박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고, 공항과의 연계성이 뛰어난 도심공항터미널 등 관광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다는 것이 현대백화점그룹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 측은 인근 한국전력 부지 개발에 따른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전력 부지에는 오는 2021년 업무용 사무공간과 전시 컨벤션·호텔 등이 결합된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시내 면세점이 대부분이 강북지역에 집중돼 있는 상황도 감안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강남 지역 유입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고급소비를 충족시킬 만한 면세점이 부족해, 강남지역에 고품격 대형 면세점 유치가 필요하다고 내다본 셈이다.

그룹 관계자는 "코엑스 단지는 지난해 12월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된데다,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에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지역이다"며 "무역센터점 일대가 접근성이 뛰어난 교통의 핵심요지인 점, 인근 한전 부지 개발 효과 등으로 인해 향후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오는 6월 입찰이 시작되는 시내 면세점은 서울과 제주에서 각각 3개, 1개 사업자를 새로 뽑는다. 서울 시내 면세점의 경우 롯데면세점, 호텔신라, 신세계조선호텔, SK네트웍스(워커힐), 한화갤러리아 등 기존 사업자를 비롯해 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등의 신규 사업자도 도전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발표 이전 면세점 후보지를 밝힌 곳은 한 때 형제였던 현대산업개발의 용산 아이파크몰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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