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아날로그 열풍이 불고 있다. 속도도 느리고 번거롭지만 디지털에 지친 피로감을 회복할 휴식의 도구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고 있다.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일상이 된 온라인 세상에서 벗어나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오프라인 공간이 인기를 다시 얻고 있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아날로그 게임인 ‘보드게임’의 인기다.

최근 젊은 층이 밀집하는 강남과 홍대 등에 모바일과 PC게임에 밀려 자취를 감추었던 보드게임 카페가 크게 늘었고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보드게임 판매량도 크게 늘었고 국내 보드게임 업체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대형 보드게임사 대부분은 사실상 ‘유통사’라고 할 수 있는데 시장 1위 업체인 코리아보드게임즈는 2018년 대비 6.4% 성장했고 행복한바오밥과 만두게임즈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며 호황을 입증하고 있다.

보드게임 카페, 유통사, 개발사 관계자들 역시 한국 보드게임 업계가 전례 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출시된 보드게임 수도 10년 전 대비 5배 이상 성장했다.

보드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바로 '대화'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게임이 당연한 세대에서 보면 새로운 게임으로 인식된다. 현실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보드게임의 주요 생산국인 독일에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비롯해 연령과 성별 등 타깃별로 구분한 게임 등 그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어린이들은 보드게임을 즐기면서 협상력과 사회력, 전략 전술 등 다양한 능력도 키울 수 있다.

완구업체나 게임 업계도 보드 게임의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 앞다퉈 아날로그 감각을 내세운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자사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모노폴리(Monopoly)로 선보인 것도 대표적 사례.

포트나이트는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배틀로얄 장르의 온라인 게임이다. 보드게임으로 재탄생한 포트나이트는 모노폴리 게임판에 총 27종의 캐릭터를 제공, 게임마다 다른 캐릭터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보드게임의 인기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날로그 게임 판매 업체인 '아크라이트'에 따르면 일본 최대 규모의 아날로그 게임 이벤트 '게임 마켓' 방문자는 2013년 5천명에서 2018년 2만 2천명으로 급증했다.

산케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SNS 등을 통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보드게임 카페도 일본 전역에 약 350개 점포에 달한다.

혼밥·혼술이 자연스러워진 시대. 웃고 떠들며 소통하고 싶다면 아날로그적 감성을 대표하는 놀이문화 ‘보드 게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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