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조차 쉬기 힘든 미세먼지…OECD 조사대상국 1위 한국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지구의 대기, 물, 땅은 잠시도 쉬지 않고 거세게 움직인다. 하지만 그 어마어마한 에너지는 예고도 없이 인류에게 큰 위협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지구는 거칠게 포효하고 있다. 우리는 거침없이 폭주하는 예측불허의 땅에서 살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류의 첨단과학 기술도 천재지변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만큼 기상이변 현상을 인류가 살고있는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집중호우와 폭염, 혹한, 그리고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만큼 대기를 뒤덮은 황사와, 초미세먼지 등 불안정한 기후변화, 여기에 산업 폐기물과 플라스틱으로 바다 생태계 역시 위협 받으면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미세먼지, 플라스틱, 기후변화를 꼽은 바 있다.

특히 OECD는 <인프라재고(Rethinking Infrastructure, 2018)>보고서를 통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서명한 180개국 중 단지 9개국만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2050년 장기 저탄소 전략을 제출했다.”며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직접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오는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를 대체하기 위해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됐지만, 대부분의 정부들은 여전히 석유와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 수입에 드는 예산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지출은 연간 50조 달러에 달한다.

OECD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은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기후변화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탄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먼지(PM10, PM2.5)에 숨 막히는 세계

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50㎛ 이하인 총먼지(TSP)와 미세먼지(PM)로 나뉜다. 미세먼지는 다시 지름이 10㎛ 이하인 PM10과 지름이 2.5㎛이하인 PM2.5로 나뉜다. 우리나라에서 ‘초미세먼지’로 부는 것은 PM2.5다.

OECD 회원국 중 무려 2/3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대기 질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는 초미세먼지에 노출됐다(<대기질에 관한 새로운 데이터>, OECD, 2018). 특히 한국은 OECD 회원국 평균인 12.5㎍/㎥를 두 배 이상 넘어서는 25㎍/㎥를 기록해 조사 대상국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장과 발전소, 자동차 등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에는 질산염, 황산염 등 중금속 발암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으며, 이로 인해 2017년 한 해 동안 300여만 명의 지구촌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플라스틱(micro & nano plactics)의 역습

1907년 미국 화학자 리오 핸드릭 베이클랜드가 페놀계 합성수지인 ‘베이클라이트’를 발명한 지 112년, 획기적인 발명에는 엄청난 지구적 재앙이라는 희생이 뒤따랐고, 이제 인류와 지구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그 112년 동안 세계적으로 총 90억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됐고, 그중 고작 9%만 재활용됐다(<유엔 세계환경의 날 보고서>, 2018). 쓰레기로 버려진 81억9000만 톤 중 31억9,000만 톤은 매립장으로 향했지만, 나머지 50억 톤은 자연에 방치됐다.

현재 3500만 톤가량의 ‘형체를 유지한’ 플라스틱이 바다 위를 떠다닌다. 비교적 덩치가 큰 플라스틱들은 바다를 떠돌다가 북태평양 해상에 한반도의 7배가 넘는 155만㎢의 거대한 쓰레기섬(GPGP)을 만들어 놓았다.

지금도 매년 480~127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 일부는 쓰레기섬에 합류하고, 일부는 크기 5mm 미만인 ‘미세 플라스틱’으로, 또 플랑크톤이 먹이로 오인해 삼킬 수 있을 만한 크기인 ‘나노 플라스틱’으로 모습을 바꾼다.

미세 플라스틱은 각종 해양생물을 죽이고, 나노 플라스틱은 크릴새우와 소금, 굴 등을 통해 인체로 흡수된다.

전 지구적으로 한해 4억6000만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는데, 2050년이면 이 수치가 13억8000만 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CNN). 그에 따라 바다로 투기되는 플라스틱의 양도 1440~3810만 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플라스틱 투기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환경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성을 검토하겠다”고 한 게 불과 6개월 전일 정도다.


인류 위협하는 기상이변

기상이변은 원인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따르면, 화산 폭발, 엘니뇨, 라니냐, 태평양 10년주기 변동(PDO), 지각변동처럼 자연적인 원인에 의한 기상이변은 ‘기후변동성’이라 부른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발생한 기상이변은 자연적 원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오염원을 더해야만 맞아떨어진다. 이처럼 인간의 활동에 의한 기상이변을 ‘기후변화’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기후변화로는 폭염에 따른 가뭄과 열대야, 한파, 최악의 집중호우, 극지방 이상고온과 해빙에 따른 해수면 상승, 초대형 산불, 해수 산성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뉴스를 장식하는 재앙이 거의 다 포함되어 있다.

그 배경에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있다.

실제로 산업화가 시작된 1750년 이후 지구의 평균기온은 1℃ 올랐고, 1901년부터 2010년까지 110년 동안 해수면은 19cm나 높아졌다. 그 사이 온실가스 농도는 40% 정도 늘어났다.

OECD는 2011년 기준 79Gt(기가톤)이던 자원사용량이 세계인구가 100억 명으로 늘어나는 2060년이면 167Gt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2060년 전 지구적 원료 자원 전망보고서>, 2018).

프랑스 과학자 장-밥티스트 푸리에가 온실가스를 최초로 언급한 지 189년, 그동안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는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를 발족시켰다.게다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체결됐으며, 유엔기후변화협약은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와 ‘파리기후변화협약(PCCA)’을 채택하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무한정 배출하며 경제대국이 된 미국은 2001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데 이어 현 트럼프 대통령까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다. 명분은 “협약이 미국에 불이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이었다.

해결방안과 관련, OECD는 ▲경제구조의 저탄소 모델 전환, ▲탄소집약적 인프라에 대한 투자 중단, ▲기후문제의 예산 결정 통합 및 공공조달, ▲저탄소 인프라에 대한 범정부적 지원, ▲갈색에너지의 녹색에너지 전환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등을 제시했다.

지금처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이 부족할 경우, 바이오매스, 화석연료, 금속 및 비금속 광물과 같은 자원의 채굴/가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대기와 수질, 토양 오염이 확산되고 기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계인들이 쓰고 버린 플라스틱 또한 나노 플라스틱으로 모습을 바꿔 인류의 목숨을 노릴 것이다.

초미세먼지와 플라스틱, 기후변화는 개인이나 일부 국가만 나서서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 환경기구와 경제기구들은 인류의 올바른 결정을 이구동성으로 촉구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보다 강력한 대응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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