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주요 신흥시장에서 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중국 등 중화권 경제 감속의 규모를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우리(애플)의 매출 감소 대다수는 중화권에서 발생했습니다.”(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였던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장 포화 상태 속에서 어렵게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판매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고 애플이 화웨이에 밀려 3위로 주저앉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유사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절반 수준인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 속에 삼성과 애플의 견고한 양강 구도가 머지않아 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애플쇼크’...판매량 급감으로 1분기 생산량 10% 감산

홍콩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 포인트 테크놀로지 마켓 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 신규 모델은 재작년 모델 대비 판매대수에서 약 20% 감소했다. 이는 11월 시점의 판매량을 조사한 것으로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 상위 모델 ‘아이폰XS’와 ‘아이폰 XS Max’를 10월 하위모델인 ‘아이폰 XR’을 출시했다.

이들 제품의 2018년 11월 판매량과 2017년 모델인 아이폰X,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의 11월 판매량을 비교하면 지난해가 20% 이상 적다.



지난해 마지막 분기(10~12월)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애플은 최근 1분기 매출 전망치도 기존 예상치인 890~93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낮췄다. 총 이익률은 38~38.5%로 예상했지만 이 역시 38%로 낮췄다. 많은 전문가들이 아이폰 판매 급감으로 인한 애플의 부진과 위기설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한다.

일본 모바일 전문 매체는 "이미 애플이 한국, 중국, 대만 부품 공급업체에 1분기 신형 아이폰 생간량의 10% 감산 계획을 통보했으며, 이는 지난 2개월 동안 두 번째 감산"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홍하이는 아이폰 수요 감소에 대비해 지난해 하반기에 이미 10만 명 규모를 감축했다”며 “아이폰 생산량 10% 감산 방침으로 인원 감축과 비용 절감 움직임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제조업체 3‘HOV’ 위협 거세...혁신 기술 등 돌파구 모색 필요

삼성과 애플이 후발주자에 밀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하락세로 돌아선 게 대표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 결과 최대 차별화 요소로 ‘가격 경쟁력’이 부상했다. 저렴한 가격의 우수한 제품을 선보이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13억 자국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성장세는 두려울 정도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토종업체 'HOV(화웨이 ·오포 ·비보)'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연이어 시장에 투입하며 삼성과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뛰어난 가성비 ▲명확한 고객분석과 타게팅 ▲적극적인 R&D 투자 ▲중소도시 공략 ▲맞춤형 광고전략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확고한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 모바일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꺽이고 그마저도 중국발 스마트폰의 공습으로 해외 브랜드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7년 대비 2200만대가 감소한 2억9460만대에 그쳤다. 애플 역시 지난해 2억960만대를 기록하며 2017년 2억1580만대보다 감소했다.

반면 화웨이는 지난해에 2억70만대를 팔아치우며 처음으로 판매대수 2억대를 기록했다. SA는 올해 삼성과 화웨이의 판매 격차는 6000만대 수준으로 좁혀질 것이며 특히 화웨이는 애플을 제치고 판매량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의 소현철 애널리스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대부분이 중국 로컬 업체가 차지하고 있어 삼성과 애플이 더 이상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와 애플 양사는 거시적 시장 환경의 변화 속에서 앞으로도 밀리기만 할까?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시장 정체를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불황'은 일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CES 2019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IT업계 간 활발한 합종연횡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인공지능(AI)과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에는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 삼성전자와 애플이 휘청거리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속에서 혁신전략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기 위한 업체들의 도전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