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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칼럼] “정태옥… 죄송하다면서 ‘금배지’는 지키고 싶나?”

[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양천구 목동 같은 데서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 정도 갑니다.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가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갑니다.”(자유한국당 정태옥)

개념 없는 한 정치인의 새털보다 가벼운 세치 혀끝에서 나온 ‘이부망천(離富亡川)’이라는 신조어가 정국을 흔들고 있다. 특히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인천시민과 부천시민은 끓는 가슴을 애써 달래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불과 사나흘 앞두고 인천과 부천시민은 감히 생각지도 못한 목동에서 이혼하고 부천으로 쫓겨 가거나 먹고살기가 어려워 부득이 공단이 많은 인천으로 이주해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고 살고 있는 생계형 이주민으로 전락했다.

인천광역시 인구 319만명, 부천시 인구 87만명, 도합 406만 시민이 정태옥이라는 발음도 부자연스러운 자칭 정치인의 수준 미달의 발언 때문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인천·부천 시민 406만명을 졸지에 루저(Loser)로 추락시킨 정태옥은 20대 초선이며 철저한 친박, MB의 가신 정도로 알려져 있을 뿐 일반 국민들에게는 표현 그대로 ‘듣보잡’이다.

초선의 듣보잡이 지방선거를 불과 사흘 앞두고 자신이 과거 몸담고 있던(현재 자유한국당 탈당)한국당 후보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방송사 선거 프로 패널로 출연해 개념 없는 망언을 토해냈다가 제대로 존재감을 알리며 히트를 친 셈이다. 물론 그 대가는 쓰고 참담하지만 말이다.

6월 13일 선거 당일까지 기다렸던 대다수 인천시민들이 개념을 안드로메다에 이주 시킨 이 정태옥이라는 인사의 말 한마디에 약속이나 한 듯 사전 투표에 나섰고 특히 자유한국당의 텃밭인 인천 남구의 중장년층이 거센 분노를 표출하며 이전 선거와 다른 선택에 나설 태세다.

이른바 ‘정태옥의 반란’으로 기록될 이번 ‘이부망천’ 사건은 수도권 지역에서 제법 보수층이 두터웠던 인천과 부천지역의 변혁의 물결을 일으킨 ‘혁명의 도화선’임에 분명하다. 가뜩이나 여론조사 바닥을 치고 있는 지지율을 보이며 사면초가 형국의 한국당 입장에서 볼 때 정태옥은 ‘대역죄인’이 아닐까?

팔자에도 없는 방송까지 출연하며 ‘이부망천歌’를 목청 높여 흥얼거린 정태옥의 도를 지나친 지원 탓에 표심이 불안해진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우군인지 적군인지 알 수 없는 정태옥 사퇴를 강력하게 종용하는 기자회견까지 열며 달아오른 인천시민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유 후보를 비롯한 한국당 소속 인천지역구 정치인들이 대거 나서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당을 바라보는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만일 이번 선거에서 유 후보가 낙선이라도 한다면 이런 불행을 자초한 정태옥에게 손해배상 청구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국민의 원성이 무서웠나 보다.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에서 징계를 하고 정계 은퇴를 종용하는 탓에 거센 압박을 견디기 어려웠나 보다. 결국 ‘이부망천’의 주인공 정태옥은 한국당을 탈당했다. “인천 부천 시민에게 죄송하고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자진 탈당을 결정했다.”고 한다. 물론 이 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 소리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그리고 박근혜까지 5명의 대통령이 40년간 권력을 쥐고 흔들었던 대구 경북 출신의 정태옥이 고작 406만명의 인천·부천 시민에게 죄송해서 자진탈당을 결정했다는 말은 진정성이 전혀 묻어나지 않았다. 이 역시 코미디고 여전히 인천 부천시민을 개·돼지로 알고 있는 것이다.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흔을 남긴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들은 항상 그래왔다. “내 말과 행동에 불쾌감을 느끼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결단코 자신의 밥그릇은 끝까지 챙겼다. 죽을 만큼 죄송하다면서 말이다.

정태옥 역시 마찬가지다. 인천과 부천시민을 인생의 루저로 전락시키며 깊은 상처를 제공하면서 이에 따른 책임은 탈당이 전부다. 앞으로 남은 국회의원의 특혜는 끝까지 잡고 늘어지겠다는 심리가 팽배하다.

406만 인천·부천 시민에게는 죄송해서 탈당을 하지만 금배지는 결코 놓지 않겠다는 정태옥, 문제를 일으켰으니 그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결자해지(結者解之)’가 고작 탈당이란 말인가?

동진(東晋)시대 서예가인 왕희지(王羲之)가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비인부전(非人不傳)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학식이 뛰어나고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인(仁)과 덕(德)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라면 예법(禮法)을 전하지 말라.”고 말이다.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한다.’는 말은 굳이 멀리 찾아 볼 필요 없다. 정태옥 같은 관종(관심 받고 싶어 환장한 종자)을 보면 알 수 있다. 정치라는 권력의 맛이 처음에는 달콤해도 자신의 언행에 따라 자신을 몰락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음을 말이다.

정태옥의 ‘이부망천’ 망언으로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 과거 게을러서 투표 못하고, 귀찮아서 안하고 정치에 관심이 없어 투표를 멀리했던 인천시민들의 투표율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어 투표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필자의 지인이 정태옥의 망언 기사를 읽고 댓글로 남겼다.

“인천시민을 아주 개·돼지로 취급한 정태옥 의원, 진심으로 사과하고 정계 은퇴라도 할 줄 알았는데 고작 탈당이라니, 정치하고는 담 쌓고 사는 사람이라 투표를 잘 안하는데 고맙다 이번에 투표하도록 일깨워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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