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온갖 부정과 부패, 정경유착이 난무한 진흙탕과 같은 대한민국 그룹 총수 중에서 유일하게 정도 경영을 위해 노력했던 기업인이며 바른 경영인의 자세를 실천하려 노력했던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직장인 김유원)

20일 오전 9시 52분께 구본무 LG그룹 회장(73)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지난 17일 와병 중이던 故 구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승계할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사흘 만에 세상을 등졌다.

이날 LG그룹은 구 회장이 숙환으로 운명을 달리했으며 생을 연명하기 위한 치료를 않겠다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故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악성 뇌종양이 발병해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아 오다 지난달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면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해 투병해 오다 결국 별세했다.

영면에 들어간 구 회장은 LG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며 지난 1975년 LG의 전신인 ㈜럭키에 입사해 1989년 럭키금성그룹 부회장을 지내다 1995년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고 LG그룹 회장에 선임돼 23년간 LG그룹의 사령탑을 지휘하면서 통신 사업에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으며 특히 디스플레이 사업을 글로벌 시장에 확장시켰다.

고인의 타계 소식을 접한 LG그룹 임직원은 물론 각계각층에서 고인의 죽음을 놓고 비통함과 안타까움을 토해내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사진설명=LG창업주 구인회 회장 우측>

 

이날 한국무역협회는 “한국 경제계의 큰 인물인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공식 입장 내놨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대한민국 경제의 큰 별 구 회장이 별세한 데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 “LG그룹 성장을 위해 헌신한 구 회장은 화학과 전자, 통신 등 산업을 세계 일류 반열에 올려놨으며 고인은 항상 정직하고 공정한 길을 걸으며 경제계 모범이 됐다.”고 애도했다.

경제계 뿐 아니라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접한 일반인들 역시 온라인 포털 마다 고인의 별세를 추모하는 글을 잇따라 게시하며 애도를 표했다.

아이다 KPXX01은 “지난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구 회장의 사이다 발언이 귓가에 생생하다.”면서 “못된 정권에서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이 정말 힘들 것인데도 불구하고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최소한 정도경영을 걷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분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故구 회장의 별세 소식이 언론을 통해 실시간 전해지면서 구 회장이 경영했던 LG그룹의 숨은 공로 역시 쏟아지고 있다. 특히 과거 일제 강점기 시절 LG그룹의 전신이며 럭키의 창업주인 故 구인회 회장이 상해 임시정부를 비롯해 독립운동 활동가들을 상대로 물심양면 독립자금을 지원했다는 미담이 하나 둘 회자되면서 구 회장을 애도하는 일반인들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아이디 bhlOO은 “몰랐습니다. 최근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과 그의 부친 구재서 선생이 일제 시절 중경임시정부 및 상해임시정부에 막대한 독립자금을 지원했다 하네요. 이런 기업이 우리나라 국민기업으로 인정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라고 남겼다.

<사진 출처=LG하우시스 블로그>

 

또 다른 네티즌은 “LG家의 독립운동은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더군요. 뉴스에서 봤는데 오늘 타계하신 구본무 회장은 조부인 구인회 회장의 뜻을 이어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위해 다양하게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조부와 부친은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고 손자는 그 후손들을 돕고, 대를 이어 헌신하는 LG그룹 다시 봤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LG그룹 총수 일가의 독립운동 자금 지원과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지원 사업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일부 언론을 통해 간간히 기사화되기는 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LG그룹의 이 같은 숨은 선행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LG그룹은 구인회 LG창업회장의 독립운동 자금 지원으로 시작된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구인회 창업주는 지난 1942년 중국 충칭 임시정부 독립운동 자금 마련을 위해 찾아온 ‘백산 안희제’ 선생에게 1만원(현재 약 2억 4000만원)을 희사했다.

구 창업주의 부친인 구재서 선생 역시 “구국의 청에 힘을 보태는 것이 나라를 돕는 일”이라는 신념과 함께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 5000원(현 시세 1억 2000만원)을 선뜻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그룹의 독립운동 지원 정책은 시대가 변한 지금도 진행 중이다. 20일 타계한 구본무 회장은?증조부 구재서 선생과?조부 구인회 창업주의 독립 자금 지원에 이어 독립 유공자 후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LG그룹의 계열사 LG하우시스는 지난 2015년부터 중경 임시정부청사와 서재필 기념관을 선정해 ‘독립운동 관련 유적 및 기념관 개보수’ 사업에 착수한데 이어 2016년부터 ‘독립유공자 주거환경 개선’ 지원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하우시스는 나라와 독립을 위한 헌신과 희생에 작게나마 보답하고 이를 기억하기 위해 광복회로부터 매년 5가구씩 추천을 받아 노후 된 독립 유공자(후손)의 주택 창호와 바닥재, 벽지 등을 교체하는 지원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한민국에서 LG그룹이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많은 자금을 지원했고 시대가 바뀐 지금도 그 후손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가문과 기업으로 인정받아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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