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일본에서 노인의 삶을 풍요롭게 할 스타트업들의 치열한 아이디어 제품이 등장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기반 전자 제품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고령자 IoT 제품은 주로 생활정보 알림 및 가족과의 대화를 지원하는 형태이며 음성이나 버튼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연구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일본 전체 인구의 30%가 고령자가 되는 2025년까지 고령자를 겨냥한 IoT 단말 시장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 日 스타트업, 고령자와의 ‘소통’에 주목

안녕하세요. 오늘은 좋은 날씨네요” “오후부터 비가 오니 우산을 챙기세요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말벗을 해주는 ‘너구리 로봇(たぬロボ)’이라는 제품도 등장했다. 실증실험에 참여한 사토 히토미씨(가명·75)는 "말을 걸 수 있는 상대방이 집에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도쿄에 위치한 스타트업 ‘프로젝트 메이’가 개발했다. 센서 및 통신기능 등 IoT에 필요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의 잠재력에 주목한 시로이시 쇼지로 사장이 2016년에 설립한 회사다.



너구리 로봇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서비스로 큰 눈의 일러스트를 한 너구리 모양의 전용 케이스를 이용한다. 말을 걸면 음성인식 기술로 내용을 이해하고 클라우드 기반으로 날씨와 식사식단 등을 알려준다. 가족이나 지역 주민과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시로이시 사장은 “애착이 생기지 않으면 계속 사용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전용 케이스에 넣어 스마트폰 전체가 캐릭터로 보일 수 있도록 고안했다.



2012년에 창업한 또 다른 스타트업 MIKAWAYA21은 ‘100세 노인도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에 주목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조작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큰 버튼의 모양을 한 ‘MAGO 버튼‘을 선보였다.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날씨 등 음성 정보가 나오고 떨어져 사는 가족에게 안부 정보도 전한다. 약물 복용 시간 등을 음성으로 통지해 주는 기능도 있다. 두 번 누르면 콜센터로 연결된다. 이용 요금은 월정액 790엔(세금별도)이며 단말은 무료로 대여하는 경우가 많다.

전자기기 개발 스타트업인 CHIKAKU가 판매하는 ‘Mago Channel(손자채널)’은 고령자가 이용에 부담을 느끼는 스마트폰 대신 TV를 활용한다. TV 리모컨으로 가족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손자의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켄지 카지하라 사장은 떨어진 가족이 옆에 살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디지털 2세대 주택’을 컨셉으로 개발했다고 말한다.



스마트폰 기본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고사양의 전자제품을 잘 다루기는 어렵다. IoT와 클라우드 보급으로 노인들을 위한 조작성 개선이 한결 쉬워진 가운데 기능과 유용성의 적절한 안배를 찾는 것이 스타트업 제품이 대중화로 이어지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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