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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Focus]⑱ 한국서 난리 난 가상화폐 열풍…일본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일본은 전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가상화폐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는 국가다. 일본이 가상화폐를 바라보는 핵심은 법정화폐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거래는 허용해 결제수단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가상화폐 시장 거래를 활성화하는 한편 규제 정비를 통해 범죄와 탈세 등의 부작용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동안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40% 정도가 일본 엔화로 달러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상화폐가 합법적 결제 수단으로 인정된 후 개인 자금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운트곡스 파산이 제도 정비의 출발점

일본이 가상화폐 확산으로 인한 혼란에 대비해 국내보다 빠르게 법과 제도를 정비하기는 했지만 규제 방침과 과세를 비롯한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은 2014년 일본 최대 비트코인 거래 중개업체 ‘마운트곡스’의 파산으로 인해 이용자들이 입은 막대한 피해가 계기였다.

일본 역시 일이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제도 정비에 나선 셈이다. 이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2013년 중반까지만 해도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절반 이상을 담당해온 마운트곡스는 2014년 2월 돌연 해킹 공격으로 총 85만 비트코인을 잃어버렸다며 일본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당시 85만 비트코인은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약 7%로 당시 시세 기준 약 5억 달러에 이르는 규모였다.

일각에선 마운트곡스의 카펠레스 CEO가 고객 돈을 목적으로 자작극을 펼친 것일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2013년 말부터 고객 응대를 소극적으로 했으며 현금 인출도 쉽지 않아 이를 수상히 여긴 투자자가 많았다는 주장이다.

마운트곡스 파산 후 일본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를 도입하고 ▲해킹 방지시설 마련 ▲컴퓨터 용량 확보(서버 마비 대책) ▲고객 신원 확인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등 4가지를 갖추도록 했다.

법정비가 가상화폐 시장 활성화로 이어져

특히 일본에서 가상화폐 거래가 급증한 계기는 지난해 4월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를 담은 ‘자금결제법 개정안’ 시행 이후부터다.

이를 통해 가상화폐가 인터넷 결제와 송금 등 공식 지급결제수단으로 인정받았고 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 등의 제도 마련으로 개인이 비교적 안심하고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개정된 일본 자금결제법에 따르면 가상화폐 교환업자는 소비자가 가상화폐를 법정 통화로 오인하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해야 하며 수수료 및 기타 계약에 관한 정보 제공 등 고객 보호 조치에 대한 의무가 있다.

이후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 거래 중개업 진출이 이어졌다. 재무상황 및 고객 자산관리 체제 등을 조사해 재무국이 등록을 승인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안전장치가 마련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 개정 등으로 신뢰성까지 확보한 후 일본은 같은 해 9월 전 세계 최초로 11개 가상화폐 거래소를 승인(인가)했다. 규제 대상을 가상화폐 거래소로 제한해 거래 투명성과 안정적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거래시 소비세 8% 면제

지난해 7월에는 비트코인 등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거래시 부과하던 소비세 8%도 폐지했다. 자금결제법 개정안으로 가상화폐가 상품권 및 선불카드 같은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가상화폐가 인터넷 거래상의 물건이나 서비스와 같다고 규정해 인터넷 거래소에서 거래될 때 소비세 8%를 추가로 내야 했다.

소비세 면제 결정으로 많은 소매점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결제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자 입장에서도 세무서 세금 납부 절차 등 사무업무도 간소화된다.

이와 관련해 일본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플라이어의 유조 카노 CEO는 비트코인 소비세 면제가 ▲ 가격차이 없이 비트코인을 해외로 송금 ▲비트코인을 실제화폐로 여기는 심리적인 긍정적 효과 ▲비트코인 거래소가 비트코인을 해외에서 구매할 수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그간 해외에서 비트코인 등의 구매에 과세 되었음) 등 세가지 파급효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내에서도 투기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높아

그러나 일본 역시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를 우려하고 있다. 가격 폭등으로 투기적인 움직임이 다수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결제 수단이 아닌 가격 상승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이 개인 거래의 90% 이상을 점하고 있다는 사실이 과제로 지적된다.

일본은행(BOJ) 역시 “비트코인이 지불수단이 아닌 투기 목적으로 거래되고 있다”면서 최근의 투기 과열현상을 우려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가상화폐 투기 광풍에 대한 규제안을 내놓았다. 올해 초 일본 국세청은 가상화폐 거래에서 막대한 차익을 올린 사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가상화폐 매매나 교환으로 20만엔(약 200만원) 이상 차익을 얻으면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자진 신고 외에 실효가 적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일본 국세청이 주요 거래에 대한 정보를 거래소에 요청했다.

하지만 투자자를 위한 보호 시스템은 아직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폭이 환율보다 크지만 이를 억제할 명확한 규제가 현재 없다고 지적한다.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의 가도 사토루 수석연구원은 “시세 조종에 대한 규제가 없어 가격 변동성을 감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기업회계기준위원회에서 ‘가상화폐 관련 회계 기준’ 초안을 공개했다. 핵심은 ▲가상화폐를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판단 ▲거래가 활발한 가상화폐는 시가로 활성화되지 않은 가상화폐는 장부가로 평가 ▲과도한 가격변동의 주요인으로 지적되는 레버리지 거래 규제 도입 ▲시세조작 및 내부자 정보 이용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해 업계의 자율규제 노력을 지켜보며 추후 규제 여부를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업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시장에서 보다 인정받기 위해서는 조작이 어럽거나 합법적으로 시장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격 조작이 쉬운 현 상황에서는 분산된 구조로 중앙집중화된 규제를 벗어난 형태의 대안 화폐라는 가상화폐만의 이점을 살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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