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전쟁]①가상화폐는 ‘투기’라더니…칼도 못 뽑고 ‘무장해제’

2030세대 행복 추구권 요구…문 대통령 원망까지 가상화폐 전쟁

[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대한민국이 가상화폐의 거친 풍랑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실체 없는 가상의 화폐를 놓고 ‘투기’라는 부정적 시각에 맞서 ‘행복 추구권’을 강조한 시각이 한데 엉켜 사회적 갈등 양상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1명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등록을 할 만큼 단기간 폭발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상화폐 신드롬, 길을 걸을 때도, 출근 길 지하철 안에서도, 식당과 술집은 물론 고등학교 교실 내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는 가상화폐 신드롬, 이제 가상화폐는 미래의 통화 수단을 뛰어넘어 삶의 행복권을 추구하고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해외 가상화폐 시장에서 조차 ‘김치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삽시간에 뜨겁게 달아오른 대한민국 가상화폐 생태계, 언론 매체를 통해 심심찮게 전해 온 수백억원을 보유한 가상화폐 레전드는 그저 평범한 20대 청년의 가상화폐 성공담은 전국의 2030세대들의 전설임에 분명하다.

부동산 투자를 바탕으로 부를 축적하고 사회적 기득세력으로 군림하고 있는 5060세대와 달리 불안정한 일자리, 최저임금 등에 삶의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2030세대에게 가상화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불안한 미래를 내다보며 탄식 가득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그들에게 ‘신흥부자’ 혹은 ‘신분상승’을 꾀할 수 있는 절대적인 희망의 끈임에 분명하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그저 가상의 화폐일지라도 IT기술의 힘을 빌어 어느 순간 가파른 수직곡선을 그리며 자신의 빈 지갑을 두툼하게 채워 줄 수 있는 강력한 마법의 화폐라는 것을 맹신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가상화폐의 거센 열풍에 맞서 전쟁을 펼치고 있다. 혹자들은 지금 추세라면 가상화폐 거래량이 코스피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너도 나도 가상화폐를 입에 달고 살고 있을 만큼 가상화폐 신드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용광로처럼 달아오른 가상화폐 투기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는 그간 다양한 규제 방안을 제시해왔다.

실제로 이번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나 금융감독원의 유사수신 행위 등 불법과 투기로 점철된 진앙지가 가상화폐 거래소라며 강력한 세무조사나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여론을 흔들고 나서기 전에도 정부는 가상화폐 투기 열기 진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제시한 바 있다.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점을 찍으면서 가상화폐 투기를 제대로 자극하고 나섰던 지난 9월 정부는 기업이 가상화폐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에 이어 지난해 말 미성년자 거래금지와 차익에 대한 과세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거래실명제 도입과 은행권 가상계좌 특별점검에 나섰지만 뜨겁게 달아오른 투기 열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가상화폐는 ‘투기’라고 정의하며 가상화폐 투자들과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던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위한 초강수 발언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연일 도배하고 나섰던 가상화폐 투자세력들, 그들은 어떤 권력도 기득권도 아닌 2030세대들이 중심이 된 개미(서민 투자자)들이었다.

자신들의 순수한 투자행위를 ‘투기행위’로 바라보는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론은 개미 투자자들의 심기를 자극하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을 찍은 것을 후회한다.’는 발언까지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온라인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가상화폐 규제 반대 국민청원은 현재 17만명을 돌파했다. 이대로라면 하루 이틀 새 20만명을 넘어설 태세다.

그래서일까? 정부가 가상화폐 투기 과열 억제를 위해 실명제를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반면 당초 거래소 폐쇄라는 강경한 입장과 달리 거래소 폐쇄는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키로 하고 한발 물러나는 양상을 보였다.

눈앞에 돈이 왔다 갔다 하면서 시세가 오르면 ‘돈’이다 하고 달려 드는 개미들, 그리고 무수히 많은 개미들이 대박을 위해 몰려들면서 몸집을 불리고 있는 거래소,  투자자들의 들끓는 원성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고 말을 바꿔야 하는 정부, 이 모든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 가상화폐 시장을 더욱 혼란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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