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8'에서 미래를 주도할 혁신기술로 차세대통신 '5G'가 주목 받고 있다.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통신기술 5G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일본, 중국, 미국, 독일 등 각국 정부가 2020년을 5G 상용화 원년으로 내세우며 국가적 차원에서 5G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고 2019년 3월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일정을 앞당긴 6월 조기에 5G 주파수 경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5G가 유선 보완제에서 유선 대체제로 이동통신의 진화를 이끌 것이며 상용화 이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로봇과 같은 차세대 기술의 폭발적인 보급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5G 시대의 우위가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산업의 선점임을 의미한다.

퀄컴 "스마트폰 넘어 IT 산업 전반으로 5G 확대"

무선통신 칩 시장 선두주자인 퀄컴은 CES 2018 개막 전날인 8일 5G 시대의 전망과 퀄컴의 역할을 주제로 간단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퀄컴은 4G 시대의 명성을 5G 시대에도 이어가겠다는 의욕을 내비쳤다.

이날 간담회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사장은 “IT가 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현시점에서 5G는 이를 가속화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퀄컴은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19년 이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퀄컴의 5G 생태계에는 전세계 굴지의 통신업체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자리하고 있다. 아몬 사장은 미국 AT&T와 버라이즌, 중국 차이나모바일, 국내 KT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이날 5G 무선주파수(RF) 프론트엔드 솔루션 채택 업체를 공개해 이목을 모았는데 구글, 대만 HTC, 일본 소니, LG전자 등이 퀄컴의 솔루션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말 제조업체가 개발 중인 5G 스마트폰에 퀄컴의 기술을 탑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퀄컴은 스마트폰용 반도체로 급성장했지만 최근들어 스마트폰 시장 포화와 인공지능(AI) 반도체로 급부상한 미국 엔비디아 등 다른 신흥업체에 밀리고 있다. 이에 관련 기술을 많이 보유한 5G에서 반격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AT&T, "타임워너의 막강한 콘텐츠로 5G 시대 대비"

지난 10일 CES 강연에서 미국 미디어기업 타임워너 계열의 유료TV '터너'의 존 마틴 최고경영자 (CEO)는 "동영상 소비는 그 어느 때 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 콘텐츠 시장은 최근 넷플릭스 등 신흥 동영상 업체가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오히려 5G 시대에보다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4G 기반에서는 2시간 영상을 다운로드하는 데 6분이 소요되지만 5G에서는 3.6초 정도면 가능해 대용량 가상현실(VR) 영상도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미국 2위 통신업체 AT&T는 2016년 10월 다양한 콘텐츠와 CNN을 보유한 타임워너를 총 85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신회사와 미디어의 수직통합 비즈모델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보유해 이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업체의 미디어 사업 진출은 미국내 케이블 TV 1위인 컴캐스트가 2011년 NBC 유니버셜을 인수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구글과 아마존 등도 통신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AT&T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콘텐츠 중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AT&T는 5G의 빠른 통신 속도가 구현되면 타임워너의 다양한 콘텐츠가 막강한 파워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AT&T가 미국 법무부와의 타임워너 인수소송 조정에 결국 실패하면서 결국 법정에서 최종 인수의 결말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이 인수 건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소송을 걸었는데 분쟁조정에 실패해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이게 됐다. 첫 공판은 올해 3월 19일로 예정됐다.

미국은 이미 2016년 5G 주파수 할당 계획을 수립하고 5G 주파수로 600㎒ 대역과 3.7-4.2㎓ 대역, 27.5-28.35㎓ 대역을 최종 확정했다.

AT&T는 2018년 후반까지 미국 10개 이상의 지역에서 5G 기반의 이동통신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1위 통신사인 버라이즌 역시 올 하반기 28㎓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공언하고 있다.

삼성-하만, 2021년 유럽에서 5G 텔레매틱스 런칭

한편 삼성전자와 하만은 10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1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초로 5G 텔레매틱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텔레매틱스는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작년 인수합병(M&A)한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 공급사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8개월 만인 올해 CES 2018에서 5G 기반의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선보인 것이다.

양사는 CES 2018에서 마세라티에 적용한 차량용 ‘디지털 콕핏’도 공개했다. 이미 상용화 작업도 완료된 상태다. 디지털 콕핏은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 등이 적용된 운전제어 체계로 사용자 중심의 편리한 차량 제어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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