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제1금융권 사실상 불법행위 방조”

[데일리포스트=황정우 기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이른바 가상화폐 예치잔액이 가장 많은 금융기관으로 농협과 뒤를 이어 기업은행으로 나타났다.

최근 투기광풍이 거세게 불고 있어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과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 예치잔액은 1조324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 예치잔액 7430억원의 2배를 육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 은행은 거래량에 따른 수수료 수입 등을 바탕으로 매출을 올리는 구조인데 시중은행과 달리 공적기관 역할이 짙은 농협 등 특수은행이 가상화폐 예치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가상통화 취급업자 관련 은행 계좌 수 및 예치잔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12이 기준 농협의 가상화폐 예치잔액이 일반 은행 중 가장 많았다.

농협을 이용하는 주거래 고객은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3~4위권 대형 거래소인 코인원이며 계좌는 단 2개인 반면 계좌 잔고는 7865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국내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로 빗썸 등 대형 거래소가 집중적으로 예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협은 자산 등 규모면에서 국내 은행 가운데 5위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가 국내 은행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산규모는 국내 은행 중 5위에 그치고 있는 농협, 하지만 농촌 편의를 위해 설립된 농협이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농촌 구석구석까지 가상화폐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농협에 이어 가상화폐 예치잔액 4920억원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책은행 기업은행 역시 최근 두 달 새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주거래은행으로 지목되면서 잔고 급증이 가속화되고 있다.

게다가 국내 대표적인 산업은행 역시 관련 계좌 예치잔액이 455억원에 달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가상계좌를 열어주고 있다.

특수은행과 달리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가상화폐 예치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국민은행으로 총 387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가상통화의 투기과열과 불법자금거래 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앞 다퉈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은 사실상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과 다름없다.”며 “은행 자체적인 보호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성토했다.

박 의원은 또 “현재 가상통화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된 만큼 조속한 통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구랍 12일 기준 은행의 가상통화 취급업자 관련 계좌 예치잔액은 2조670억원이며 이는 지난2016년 322억원 대비 무려 64배 늘어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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