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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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Focus]⑨ 국가와 시장의 공모…드라마 ‘대진제국’과 중국의 꿈 下

[데일리포스트=김혜경기자] 지난 2009년부터 중국국영방송 CCTV에서 방영 중인 ‘대진제국’이라는 메가톤급 규모의 사극이 있다.

총 5개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인 해당 드라마는 망국의 위기에 처한 약소 제후국 진나라가 어떻게 천하통일을 이룰 수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상앙 변법에서 연횡책을 거쳐 마침내 통일의 길목으로 가는 과정을 정말 극적으로 묘사해낸다.

시즌1의 제목은 ‘열변(裂变)’으로 진시황의 5대조인 진효공 영거량과 ‘상앙 변법’으로 유명한 상앙을 내세웠고, 시즌2 ‘종횡(纵横)’은 혜문왕 영사와 연횡을 주장했던 재상 장의를 주인공으로, 시즌3 ‘굴기(崛起)’는 소양왕 영직과 수렴청정을 했던 선태후, 재상 범저, 장평대전에서 30만을 생매장한 백기의 이야기를 다룬다. 최신 편인 시즌3의 경우 지난해 2월 황금시간대에 편성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 드라마 ‘대진제국’ 열변편. 사진=바이두

▲ 드라마 ‘대진제국’ 종횡편. 사진=바이두

 

현재 시즌3까지 방영된 가운데 올해 새롭게 100부작 드라마로 리메이크 한다는 계획이 알려지기도 했다. 광전총국이 올해 퓨전사극과 청춘드라마 방송을 강력 제한하고 역사 정극을 지원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면서 제작사가 이를 벌써 의식한 결과가 아닌가하는 분석도 나온다.

‘대진제국’에서 진효공과 상앙을 등장시킨 첫 번째 시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중원의 다른 국가들로부터 멸시를 당했던 소국 진나라가 상앙의 변법으로 구 세력과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통일의 초석을 닦는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가난한 제후국답게 단출한 옷차림과 큰 그릇에 담긴 정체모를 죽으로 식사를 하는 군주 일가, 출신지와 신분을 따지지 않고 인재라면 등용하는 제도, 퇴역 군인들과 동지 분위기를 연출하는 진효공과 부친 진헌공 등의 연출은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결정판이다. 극 중 전투씬에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싸운다”는 진나라 군사들의 외침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이유다.

위나라 출신이지만 진나라 재상으로 등용된 상앙이 귀족들의 부정부패를 ‘백성들의 환호와 지지를 받으며’ 척결해나가는 장면들은 백미다. 진효공의 꿈인 부국강병이 상앙식 법치와 만나 현실이 되는 과정은 정말 드라마틱하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에 따라 처벌을 내리는 모습은 ‘정의를 위한’ 법치 그 자체로 묘사된다.

고대 역사로 현대 중국의 정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제일 먼저 내세운 것은 부정부패 척결과 공직사회 기강 확립이었다.

대진제국 시즌1의 방영 시기는 2009년으로 시 주석 집권 시기와는 시간적 거리가 있다. 그러나 해당 역사적 내용이 시 주석 집권 2기에 맞춰 다시 다뤄진다는 점과 중국 공산당의 노선을 미뤄봤을 때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꽤 있다.

극중 백성을 핍박하는 부패 귀족들(보시라이·저우융캉 등 시진핑이 축출한 세력)의 완강한 반대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법치로 인민을 위한 나라를 만들려는 진효공과 상앙 등 신흥세력(시진핑파)의 힘겨운 투쟁은 다음과 메시지를 은근히 대중에게 던진다.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지도자들이 밤낮으로 노력한다. 우리도 말 할 수 없는 고충이 있다. 간혹 발생하는 잡음과 고통은 대의를 위해 모두가 감내 해야 할 과정이다. 우리에게 통치를 믿고 맡겨라”

▲ 드라마 ‘대진제국’ 굴기편. 사진=바이두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은 모두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는 국정 캐치프레이즈를 제시했다. 마오쩌둥의 ‘일어서다(站起来)’ 덩샤오핑의 ‘부자가 되다(富起来)’ 장쩌민의 ‘강해지다(强起来)’ 후진타오의 ‘조화사회(和谐社会)’ 그리고 시진핑의 ‘중국몽’까지.

이들이 내세운 국정 목표의 흐름과 ‘대진제국’ 시리즈에서 진나라가 통일로 나아가는 방향이 겹치는 것은 흥미롭다. 중국 정부는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 ‘샤오캉사회(小康社会)’ 완성을, 건국 100주년인 2049년에는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의 실현으로 중화민족 중흥의 꿈을 이룰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한편 올해 중국에서는 ‘천하장안’이라는 드라마의 방영이 예정돼있다. 중국 역사상 치세의 절정을 누렸다고 평가받는 당나라 태종 이세민과 명재상 위징의 이야기를 다룬다.

무거운 분위기의 정극을 표방하면서 ‘정관의 치’를 사실적으로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 집권 2기에 들어서면서 해당 드라마가 어떤 정치적 역할을 담당할 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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