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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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Focus]⑨ 국가와 시장의 공모…사극 드라마도 ‘주선율’인가? 中

[데일리포스트=김혜경기자] 일반적으로 어떤 이가 자신이 ‘중드(중국드라마)매니아’라고 문화적 취향을 밝힌다면 십중팔구 무협 혹은 역사극을 선호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타 장르는 제쳐두고서라도 중국의 사극만큼은 막대한 정부 지원금과 광대한 대륙 스케일, 치밀한 고증을 통해 입이 벌어질 정도의 리얼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웬만한 노력 없이는 구현해내기 힘든 대규모 전쟁씬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는 “중국에는 인건비가 CG(특수효과)보다 더 저렴한가? 전부 실제 사람 같은데?”, “칼로 베는 장면 너무 사실적이다. 설마 진짜 찌르고 수고비 더 주는 것 아니냐”라는 말까지 돌기도 했다.

중드매니아 치고 대륙사극에 빠져보지 않은 이는 드물 것이다. 압도적인 장면들과 함께 중화민족의 역사와 위인에 감탄을 하다가도 어딘가 불편한 ‘양가감정’을 느껴본 이들 또한 많을 것이다. 삐딱한 자세로 드라마 감상을 하다보면 한 가지 의문에 매달리게 된다. 이 작품의 ‘제작의도’와 ‘방향’은 무엇인가?

중국 공산당 이데올로기를 전파시킬 목적으로 제작되는 ‘주선율극’은 과거와는 달리 포장을 잘 하지 않는 이상 대중의 주목을 받기 어렵다. 군복입은 군상들만 우르르 나오고, 남루한 옷을 입은 인민해방군이 대의를 위해 희생하며, 노골적으로 공산당을 선으로 표현하는 50부작 이상의 주선율 드라마는 자국민들도 외면하는 추세다.

일정 지침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제작해야 하는 주선율극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연출을 시도해볼 수 있는 역사극이 창작자 입장에서 더 나은 선택지일 수도 있다.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출품 시기만 잘 조절한다면 상상 이상의 대박을 터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해외 수출은 덤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주선율’이란 용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이다. 혁명과 투쟁을 소재로 하는 근현대극만 주선율로 분류해야 하는가? 시대를 불문하고 중국 정부가 내세운 정치적 구호를 선전한다면 해당되는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초기와 문화혁명 시기에는 특정 장르에 한정됐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파괴하면서까지 마오쩌둥 숭배와 투쟁을 앞세운 시기에 붉은 깃발을 앞세운 인민 영웅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역사극을 이데올로기 선전용으로 이용했더라도 오늘날처럼 ‘위대한 중화’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개혁개방 시점부터 현대에 이르면서 주선율은 단순 문예사조가 아닌 국가 주도의 신 사회 건설을 위한 이념적 보완물로 영역을 넓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관점에서 사극 드라마는 넓은 의미에서의 주선율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중화민족의 찬란한 역사 속 참된 군주와 정치가들이 바른 국가 건설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그린 정통 사극은 현대 공산당의 노선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봉건체제에 대한 비판은 중국에서도 나름 너그러운 편이다. 한 무제와 당 태종 등 공산당에서 특별히 애정을 보이는 몇몇 군주들을 제외하고 구체제에 대한 적절한 비판은 현 체제 정당성에 오히려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대극보다 고전극에서 이같은 내용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비판적인 내용도 ‘하나의 중국’, 즉 사회 통합을 위한 것일 뿐 각 계층의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함은 아니다. 중국 공산당은 후자를 사회 분열로 본다. 진나라의 천하통일 과정을 다룬 사극에서 부패를 척결하고 법치를 강조하는 것은 결국 부국강병으로 귀결되듯이 현대 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2년 집권한 시진핑 주석의 국정 운영 최종 목표는 ‘중국몽(中国梦)’이다. 중화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국내적으로는 공산당의 지도 아래 모든 국민이 단결하고, 대외적으로는 대국외교정책 지향을 골자로 한다. 민족의 중흥을 위해서는 국가 지도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평범한 국민들의 마음가짐과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시 주석은 “지위가 비천해도 나라 걱정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는 말을 인용한 바 있다. 중국몽은 개개인의 꿈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염원하는 한 층 높은 차원의 꿈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는 것.

시진핑 시대 주선율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대내외적으로 더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사극 드라마는 애국심을 자극하고 민족주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효과적인 촉매제다. 중국 영상매체로 보는 ‘국가와 시장의 공모’ 마지막 편에서는 ‘대진제국’이라는 드라마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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