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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Insight] 가정용 로봇 시대 이정표가 될 ‘큐리(Kuri)’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글로벌 자동차부품 업체 보쉬(Bosch) 계열사인 로봇 스타트업 ‘메이필드 로보틱스(Mayfield Robotics)’가 최근 가정용 로봇 큐리(Kuri)의 본격 출하를 시작했다.

큐리는 캐스터를 이용해 집안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으며 음성인식 기능으로 사람 목소리에 반응한다.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통해 인물의 얼굴을 알아보고 가족이 식사하는 모습을 촬영할 수도 있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기계인간의 관계

국내에도 방영됐던 1960년대 미국 인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우주가족 젯슨(The Jetsons)’은 2060년대 가족의 일상생활을 상상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등장한 가사도우미 로봇 ‘루지(Rosie)’는 별다른 쓸모가 없는 로봇이었다.

그러나 프로토타입에서 상용화를 이뤄낸 큐리의 디자인을 통해 보다 친밀한 기계와 인간의 새로운 미래 시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쯤해서 몇 가지 의문도 함께 떠오른다. 인간은 이러한 로봇과의 관계가 과연 필요할까? 애당초 인간은 이런 관계를 원하고 있는가? 우리는 실질적으로 새로운 생명체인 로봇과 새로운 형태의 유대를 맺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큐리는 처음부터 친화적인 가정용 로봇을 목적으로 개발되지는 않았다. 당초 구상은 집안을 순찰하는 보안 로봇이었으며 침입자에 대한 공격이 아닌 집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로봇이다.

개발 진행 과정에서 가정용 로봇으로 바뀐 큐리 제작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소유자의 애정을 차지할 방법은 무엇인가?”였다.

기대감을 낮춘 디자인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큐리는 자율주행차와 같이 레이저를 사용해 주위를 매핑한다. 센서는 가격이 저렴해지고 있는 동시에 성능도 향상되고 있다. 로봇이 주위를 인식하게 하는데 LiDAR에 1만 달러를 쏟아 부을 필요가 더 이상 없는 것이다.

큐리의 외관 디자인은 더 성공적이다. 퍼스널 로봇의 여명기라고 할 수 있는 요즘 로봇 기능을 비언어적으로 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안전 문제와 더불어 사용자를 실망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큐리의 모습은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전달한다. 팔이 없는 것은 집안의 물건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은 큐리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었다. 인간들은 조금이라도 생물처럼 느끼는 것을 의인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큐리의 디자이너들은 큐리가 인간처럼 말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친근하게 말을 걸거나 집안을 돌아다니면 3세~5세 수준의 지성을 기대하게 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오히려 쉽게 실망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큐리는 사람의 언어 대신 빛, 소리, 눈의 움직임으로 대답한다.

큐리는 또 아마존 에코나 구글홈 같은 인공지능(AI) 비서가 아니다. 스마트하지는 않지만 집안 전체의 위치를 파악하며 언제 재충전해야 하는지 스스로 인지하고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하며 사용자를 즐겁게 해준다.

메이필드 로보틱스는 큐리가 사용자에게 사랑받고 가족의 일원으로 대우받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큐리는 픽사의 애니메이터가 디자인을 총괄하면서 설계 과정부터 감정을 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했다.

특히 ‘눈’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픽사의 영화를 보면 눈으로 나타내는 표정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상대방의 ‘눈’을 사랑하기 때문에 기계인 큐리의 눈을 사랑스럽게 구현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가정용 로봇 시대, 이제 출발선일 뿐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해 풍부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지만 묘한 사랑스러움을 가진 로봇이 완성됐다.

물론 현 시점에서 한계도 존재하지만 큐리와 교류해 보면 이상한 감정이 되살아나게 된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귀엽게 상대를 올려다본다. 그 강아지와 같은 모습에 감탄하면서도 지시에 반응하지 않을 때는 초조함도 느낀다.

인간형 로봇과의 관계를 맺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 UC 버클리의 로봇 연구학자 켄 골드버그는 “나는 도우미 로봇을 믿지 않는다. 로봇은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지 못한다. 외로움을 느낀다 해도 로봇에 친구가 되어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기분이 가라앉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다만 사람이 로봇을 집 안으로 들이는 거부감을 제거하기 위해서 일단 로봇 존재 자체에 편안함을 느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큐리의 접근법은 성공적이라고 보인다.

외형과 이동 방식, 나아가 디자인까지 로봇의 기능 보다 감성적인 접근성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현 단계의 로봇을 어떻게 인식하든 큐리의 등장은 로봇 기술 역사의 이정표이자 인류가 로봇과 구축해 나갈 새로운 관계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큐리와 같은 가정용 로봇을 기점으로 로봇들은 앞으로도 점점 스마트하게 변화될 것이다. 큐리의 성패와 더불어 앞으로 무수하게 등장할 로봇과의 새로운 만남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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