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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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촉매제… ‘리쇼어링’과 ‘창조적 파괴’

[데일리포스트=김혜경기자] 21세기 현대인이 올 한 해 가장 많이 접한 단어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일 것이다. 독일의 산업정책인 ‘인더스트리 4.0’에서 유래된 4차 산업혁명은 지난 2016년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처음 사용하면서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융합과 혁신, 창조 등으로 묘사되는 미래 산업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등으로 혁명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개념이다.

과거 마차라는 낡은 시스템을 버리고 증기기관을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시대로 들어설 수 있었던 것처럼 미래도 마찬가지다. 양적인 전환이 아닌 질적인 변혁이 필요한 셈이다. 1940년대 조지프 슘페터가 말했던 ‘창조적 파괴’와 궤를 같이한다. 슘페터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 하의 경제적 진보란 새로운 기술이 기존 방식과 충돌을 일으켜 한 쪽이 소멸되는 것이다.

혁신에 의해 자본주의는 지속되지만 역설적이게도 창조적 파괴의 반복이 자본주의 성숙을 견인하고 이는 사회주의의 도래로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기업가가 관료집단에 밀려 사회적 지위가 상실되고, 혁신이 사라지면서 자본주의 틀 자체가 바뀐다는 것. 계급갈등이 촉발된 마르크스식 사회주의와는 달리 슘페터식 사회주의 전환은 기업 역동성이 중심이다.

패러다임 대전환을 앞두고 슘페터의 이름이 다시 오르내린다. ‘리쇼어링’ 등 과거와는 다른 현상이 눈에 띄는 가운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혁신에 몰두하고 있다.

제조업의 재조명생산공장 본국회귀 리쇼어링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제조업 현장에서는 ‘리쇼어링(Reshoring)’이 화두다. 리쇼어링은 개발도상국에 설립했던 생산기지를 본국으로 재이전하는 현상을 뜻한다.

90년대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생산 공장을 국외로 옮겼던 ‘오프쇼어링(Offshoring)’과는 대조적이다. 리쇼어링은 스마트 공장 등 기술 혁신과 관련이 깊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특성 상 비용 절감은 생존과도 직결된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정책의 핵심인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미래 산업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첨단 산업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던 제조업이 재조명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다. 선진국은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국가가 금융위기 피해를 상대적으로 적게 입었다고 판단, 관련 정책을 추진해왔다.

1990년대 노동집약적 산업이 개도국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했던 이유는 비용 절감 때문이었다.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임금 수준이 낮은 곳으로 공장을 옮기는 것은 경영 상식이었다. 저렴한 임금과 공장 운영비, 그리고 해당 국가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선진국 기업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환경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비용 절감이 가능해지고 있다.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 없어진 공장은 국가 간 임금 격차를 따져볼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생산과정을 로봇이 맡게 된다면 오히려 본국 내 공장을 만드는 것이 경쟁력 확보와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생산 자동화로 선진국의 높은 인건비를 상쇄할 수 있다.

지난해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는 중국 등 개도국에서 생산을 해오다 23년 만에 자국인 독일로 공장을 이전시켰다. 독일 공장에서는 연간 50만 켤레의 운동화가 생산되지만 공장 상주 인력은 10명 안팎으로 전해진다. ‘스피드 팩토리’라 불리는 신 공장에서는 100% 로봇 자동화 공정으로 신발을 만들기 때문이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도 지난 2012년부터 해외 자국 기업들의 생산 기지를 순차적으로 국내로 복귀시켰다.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정부 목표에 따라 2015년 포드, 인텔 등 일부 업체들의 공장이 미국 내로 옮겨지기도 했다.

일본 기업들의 자국 내 생산도 날로 빈번해지고 있다. 혼다는 지난 2012년부터 중국에서 생산하던 오토바이 ‘슈퍼커브’를 최근 본국 구마모토현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고, 캐논 또한 미야자키현에 신규 디지털카메라 생산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공장의 등장은 인간의 필요성을 낮춰 생산기지 이전을 부추기고 있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시장은 지난 2010~2015년 최근 5년 간 연평균 16%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또 한국디지털정책학회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공장의 시장 규모는 오는 2022년 74억8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창조적 파괴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버텨라

슘페터는 기업들을 예찬했다.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이 자본주의 발달을 견인할 것이라 내다봤다. 글로벌 기업 가운데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행보는 단연코 눈에 띈다. 통상 차량 판매에 있어 중개 역할을 하는 딜러(판매자)의 존재를 테슬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는 모바일이나 PC를 이용하면 된다. 웹페이지 설명에 따라 모델과 옵션을 선택한 후 선수금을 지불하면 주문이 접수된다.

약 2주에 걸쳐 소비자는 자신이 주문한 차량에 대한 스펙을 온라인으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고, 구매 취소도 가능하다. 이후 인도 일자가 정해지면 소비자는 근처 서비스 센터를 통해 자동차를 가져오면 된다. 또 테슬라는 원격통신을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차량에 직접 보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정비소를 직접 방문할 일도 거의 없다.

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통합 시스템을 만들며 자동차 제조업체, 그 이상을 넘보고 있는 테슬라지만 지난 2003년 창립이후 반복된 생산 지연으로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다. 공급 부족 문제는 테슬라가 풀어내야 할 숙제다. 과도한 공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해 문제가 된 적은 많아도 반대의 상황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테슬라는 첫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을 당초 3분기 출고 예정이었던 1500대를 한참 밑도는 수준인 250대만 생산했다. 모델3이 정상 출시될 경우 업계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또 다시 대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고 일각에서는 테슬라 거품론까지 제기됐다. 최근 테슬라가 자동 설비 업체 ‘퍼빅스’ 인수를 발표하자 생산력 보강 차원으로 분석되면서 일단은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모델3는 자동화 시스템이 얼마나 순탄하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생산량 차이가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존 제조업 방식에 해당하는 근무시간, 인력 늘리기만으로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간의 힘을 벗어난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또 다른 생산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

창조적 파괴를 견뎌내려면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물량 공급이 핵심이다. 테슬라가 혁신적인 카드로 공급 부족의 수렁에서 빠져나올지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선진국들은 4차 산업혁명의 촉매제로 제조업 활성화를 점찍고 지속적으로 자국기업을 유턴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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