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 등 민간건설사 4곳...기피시설? 난 몰라

[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화학처리를 하더라도 여름철의 경우 냄새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첨단시설인 만큼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구로 자원순환센터 관계자)

서울 구로 항동지구는 부천 계수 범박지구와 부천 옥길지구, 그리고 서울 구로 천왕지구가 인접한 서울 서남부지역 아파트 주거벨트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는 공공택지다.

당초 항동지구는 SH공사가 총 11개 단지 아파트 4개 단지(2,3,4,8 단지)를 비롯해 도시형생환주택(행복주택) 3개 단지(도생 1,2,3) 등 7개 단지를 조성하고 나머지 4개 단지(1,5,6,7)은 민간 건설사에 매각해 지난 7월부터 중흥건설을 시작으로 신규 분양에 돌입했다.

항동지구는 현재 SH공사가 지난해부터 행복주택 아파트 착공을 시작해 현재 80% 이상 공정률을 보이며 오는 2018년 순차적으로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서울공공택지이며 풍부한 녹지공간과 천왕도시자연공원, 그리고 푸른수목원 등이 자리잡고 있어 천혜의 자연 환경을 고루 갖춘 항동지구는 교육환경과 교통여건, 그리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이곳 항동지구에서 첫 포문을 열고나선 중흥건설의 경우 천왕산과 푸른수목원 등을 강조한 ‘숲세권’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브랜드 ‘구로 항동지구 중흥S-클래스’ 아파트 419가구를 공급했다.

구로에서 가장 녹지가 많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휴식공간 푸른수목원과 천왕산, 그리고 천왕도시자연공원 등 풍부한 녹지를 강조하면서 이른바 ‘숲세권’을 앞세운 중흥건설은 이도 부족해 온수역과 역곡역 등 지하철 1호선과 7호선,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최적의 교통환경도 강조하며 수요자들을 끌어 모았다.

게다가 부천 계수 범박지구와 부천 옥길지구, 그리고 천왕지구 등과 인접한 항동지구를 서울 서남부지역 아파트 주거벨트의 중심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하고 나섰다.



◆ 특장점만 강조하고 나선 중흥건설 등 민간건설사

중흥건설 뿐만 아니라 항동지구 분양에 나선 민간건설사들은 하나같이 단지 특장점만 강조하며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 9월 ‘서울 항동 한양수자인 와이즈파크’ 634가구를 공급한 한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단지 역시 교육과 교통 그리고 천왕산 등 그린 조망권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분양가 ‘서울 항동지구 제일풍경채’ 역시 앞서 언급한 중흥건설과 한양처럼 천왕산과 푸른수목원, 천왕도시자역공원 등 녹지 조망과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1300만원대 저렴한 분양가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달 중 337가구를 공급 예정인 우남건설 브랜드 ‘서울 항동지구 우남퍼스트빌’ 역시 항동지구를 희소가치 높은 서울 내 공공택지지구에 교통과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 4개 건설사 단지 앞 대형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 ‘쉬~쉬’

구로 항동지구에서 가장 먼저 분양에 나선 중흥건설과 한양, 제일풍경채, 그리고 이달 공급에 나설 우남건설은 각 언론사에 분양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자연 녹지 조망권과 교통, 학군 등 특장점을 강조할 뿐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기피 시설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다.

한양과 중흥건설, 제일풍경채와 우남건설이 공급하고 나선 구로 항동지구는 천왕산과 푸른수목원 등 천혜 자연 녹지가 풍부한 단지로 각광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분양이 시작된 단지 바로 앞에 대규모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인 ‘구로 자원순환센터’가 내년 3월 준공 될 것이라는 내용에 대해 한양을 제외한 중흥건설 등 나머지 건설사들은 전혀 고지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데일리포스트>취재 결과 내년 입주가 시작되는 SH공사를 비롯해 중흥건설 등 민간건설사들이 공급에 나선 항동지구에는 짧게는 200m 길게는 500m 내외 거리에 구로구청이 발주한 ‘구로 자원순환센터’가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중흥건설 등이 분양에 나서면서 강조하고 나선 푸른수목원 지하에 건립되고 있는 구로 자원순환센터는 말 그대로 초대형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이며 2018년 SH공사가 공급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본격적인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가동된다.

<사진설명=좌측 상단 시계방향으로 한양수자인 와이즈파크, 중흥S-클래스, 서울 항동지구 제일풍경채, 서울 항동지구 우남퍼스트빌>

 

 

◆ 녹지 조망권 강조한 항동지구 구로자원순환센터는 어떤 곳?

SH공사를 비롯해 중흥건설 등 민간건설사들이 특장점을 강조하며 공급하고 나선 구로 항동지구에 건립되는 자원순환센터는 지난 2010년 ‘보금자리주택’ 지정 당시 계획·승인돼 지난해 3월 착공을 시작해 내년 3월 말경 준공을 앞두고 있다.

자원순환센터는 청소 기초시설이며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소형차에서 대형차로 옮겨 싣는 과정이 진행된다. 소각시설이나 음식물처리시설은 설치되지 않지만 폐기물을 다루고 있어 주민들이 기피하는 시설 중 하나다.

실제로 인근 천왕지구 주민들은 이 시설이 건립되면 악취와 소음이 일상생활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구로구청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천왕동 주민 A씨는 “말이 좋아 자원순환센터지 결국 음식물 등 폐기물을 다루는 시설 아니냐?”면서 “시설이 가동되면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천왕산을 타고 주거단지로 들어올 수 있는데 악취 때문에 아파트값 떨어 질까봐 걱정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구로구청은 첨단시설로 건립되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되면 그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결국 이곳에서 처리되고 그 악취는 결국 주민들의 몫”이라고 토로했다.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따른 폐해가 우려된다는 천왕지구 주민들의 말처럼 해당순환센터는 완공 후 1일 평균 생활폐기물 160톤과 음식물류폐기물 120톤을 적환, 이 중 재활용품 40톤을 선별하는 작업에 나선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악취나 소음 등이 고스란히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집값 영향 있는 기피시설 등 입주자 모집시 반드시 고지해야

1일 평균 생활폐기물 160톤, 그리고 음식물폐기물 120톤이 적환되는 자원순환센터, 일명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은 일반적으로 기피시설로 분류된다. 천왕산이 아우르고 있는 천왕지구 아파트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이 시설의 건립을 반대하고 나선 데는 발주처인 구로구청의 주장과 달리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소음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항동지구 내 건립되는 자원순환센터에 대해 분양에 나섰던 중흥건설 등 민간건설사들은 수분양자들에게 본 시설에 대한 고지는 했을까?

앞서 언급한 건설사들이 각 언론사에 배포한 분양 보도자료를 보면 천왕산과 수목원 등 천혜의 녹지 조망권과 교통, 편의시설, 학군과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 따른 착한 분양가는 강조하고 있지만 단 한 곳도 자원순환센터(음식물쓰레기 처리장)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9월 항동지구 공급에 나선 한양 관계자는 “당초 항동지구 특장점만 강조했지만 자원순환센터가 향후 수분양자들의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고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로 항동 S-클래스’아파트를 공급한 중흥건설과 제일풍경채, 그리고 우남건설은 전혀 고지를 하지 않고 있다.

제일풍경채 PR 대행사 관계자는 “분양이라는 것이 단지 특장점을 강조할 수밖에 없고 당시 자원순환센터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다.”면서 “최종적으로 수요자들이 선택해야 할 몫이다.”고 말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장례시설이나 가족공원, 열병합 발전소, 그리고 음식물쓰레기?처리장 등?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설은 입주자 모집 공고 당시?고지를 해야 한다.”며 “서울에서 몇 개 없는 택지개발이라는 장점하고 분양가 메리트가 있어 손해는 없겠지만 폐기물이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가 있어 향후 민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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