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강진 이후 지진 공포 증가…이제 남의 일 아니다

[데일리포스트=김동진 기자] 지형적 특성 탓에 툭하면 대형 지진 참사가 빈번한 일본, 일본은 말 그대로 언제 재발될지 모르는 지진의 두려움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일본과 달리 지진활동이 낮은 한국은 그동안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5.8규모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그간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한국도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심한 균열이 생긴 도로와 무너져 내린 축대에 묻힌 자동차, 그리고 강진의 여파로 부서지고 깨진 주택과 상점, 여기에 수시로 느껴지는 여진 탓에 시민들은 공포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우리는 그간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킨 일본의 쓰나미를 비롯해 도로가 붕괴되고 고가나 주택이 붕괴되는 일본의 지진을 바라보면서 남의 일 보듯 해왔다. 크고 작은 지진에 익숙해진 일본과 달리 심각한 지진 피해를 입지 않았던 만큼 지진에 대한 불감증이 심화돼 왔다.



하지만 이제 한반도 역시 지진의 안전지대일 수 없다. 경주 지진 발생 이후 한반도는 간헐적 혹은 지속적으로 여진에 시달리고 있다. 경주 지진이 한반도 역사상 강진이었다면 여진을 느끼는 지진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기상청은 15일 오후 3시 15분 발생한 5.5 규모의 포항 지진 이전까지 총 600여 차례 이상 여진을 포함한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 규모도 과거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유감지진이 평소 4배인 22차례나 일어났고 이 가운데 3.0 규모 이상 지진은 8차례나 발생했다.

무엇보다 지진의 진앙 분포 역시 경주와 포항 인근에 집중됐던 지난해와 달리 지금은 한반도 전역에서 골고루 퍼져있어 향후 추가 지진이 전 지역 어디서든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날 오후 3시 15분께 포항에서 발생한 5.5 규모 지진의 여파는 해당 지역 뿐 아니라 서울과 인천, 안양 등 수도권에서도 그 여파를 감지했다.

안양 평촌에서 거주하는 직장인 K씨는 “5층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살짝 현기증이 날 만큼 건물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 용현동에서 거주하는 S씨 역시 “미세하지만 평소와 달리 흔들리는 것을 느껴 불안했다.”면서 “기상청 긴급재난 문자를 받고 2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에 여진을 느꼈다.”고 전했다.

포항에서 5.5도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상청의 긴급재난 문자 이후 채 1~2분 사이에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미세한 여진을 느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포항의 거리에서 1~2분 내 서울 수도권 일대에서 지진은 느낀 것은 P파(Primary wave)의 전파 속도가 빠르게 전달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상청 대변인은 “지진파는 크게 P파(Primary wave)와 S파(Secondary wave)로 나뉘는데 P파의 전파 속도가 빠르다.”면서 “이번 포항 지진 규모가 5.0을 넘으면서 속도가 빠른 P파가 먼저 관측되면서 서울까지 1분이면 여진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규모 5.5 이상 강진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일본과 달리 지진 빈도나 비교적 낮은 한국은 지진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주 지진 사태 이후 올해만 하더라도 총 600회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국민들의 지진을 느끼는 감정은 여전히 안일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기상청 대변인은 “일본과 달리 한반도가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라는 공식은 이미 깨진지 오래다.”면서 “한국도 지진의 피해로부터 더 이상 제외될 수 없을 만큼 지진의 횟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해 9월 경주 지진이 터지고 나서 조금씩 일본과 같은 지진 피해가 우리에게도 올 수 있겠다는 인식과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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