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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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pan-Focus]⑭ 무산된 소프트뱅크의 美이통시장 재편 구상

[Japan-Focus]⑭ 무산된 소프트뱅크의 美이통시장 재편 구상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독일 도이체 텔레콤 산하 미국 3위 이통사 ‘T모바일’과 일본 소프트뱅크 산하 미국 4위 이통사 ‘스프린트’의 합병이 무산됐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미국 이통업계 재편”이라는 원대한 구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스프린트는 미국 이통사지만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회장이 2013년 2조엔(약 20조2천억 원)에 인수했다. 소프트뱅크의 스프린트 지분율은 80% 수준이다.

◆ 스프린트-T모바일 합병 결렬 공식 발표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4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통합으로 인한 규모의 이점을 확인했지만 합병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애당초 합병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은 소프트뱅크 산하 스프린트였다. 양사 합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양사가 합병에 대한 기본적인 공감대를 마련해 협상을 이어왔다.

그리고 양사의 협상 과정을 주도한 것은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정의 회장이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손 회장이 지난해 12월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것도 이런 계획과 무관치 않다고 한다.

스프린트는 미국 내 4위 통신회사지만 규모나 가입자 수에 있어서는 1~2위 업체 버라이즌과 AT&T와의 격차가 매우 큰 편이다. 이에 손회장은 3위 업체인 T모바일과의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여기에는 5G 시대를 앞두고 가입자 자체가 데이터인 시대가 도래해 결국은 규모의 경제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는 손정의 회장의 미래 전략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양사는 몇 달간 합병논의를 이어왔음에도 결국 합병법인 지분 문제가 걸림돌이 되면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협상 무산 배경은? ..합병 이후 주도권 싸움

WSJ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T모바일의 모기업인 팀 회트게스 도이체텔레콤 CEO를 도쿄의 자택에 초대해 논의했으나 합의는 끝내 불발됐다.

협상 결렬 배경은 합병 후 리더십에 대한 이견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합병 뒤 신설 회사의 출자비율 등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교섭하는 단계에서 협상이 무산됐다.

스프린트 모회사인 소프트뱅크와 T모바일 대주주인 도이체텔레콤 양사 모두 합병회사의 대주주 지위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사업비전을 위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었고 T모바일 대주주인 도이체텔레콤 역시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길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T모바일은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도이치텔레콤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회사”라고 설명했다.

한편 니케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당초 도이체텔레콤은 지배적 지분을 요구했으며 소프트뱅크도 처음에는 영향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차원으로 양보해 합의에 이르는 듯 보였으나 이후 소프트뱅크가 경영권 유지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합병이 무산된 것이라고 전했다.

T모바일의 존 레저(John Legere) CEO는 4일 발표문에서 “스프린트와의 합병은 여러 이유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원인 중 하나는 (합병이) 고객과 주주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을까라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T모바일은 최근 15분기 연속 성장하고 있다. 그는 “어디와 협상하더라도 이 놀라운 기록을 가진 T모바일의 장기적 가치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스프린트의 마르셀로 클라우르(Marcelo Claure) CEO는 “(T-Mobile과의) 합병은 실현되지 못했지만 타사와의 통합을 통한 규모 확장의 이점은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는 (버라이즌과 AT&T에 의한) 시장 과점과 새로운 경쟁자와의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손정의 회장의 “美이통시장 재편” 구상 또다시 차질

이에 따라 미국 이통업계를 재편하겠다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꿈도 또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왔다. 그는 지난 2014년에도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미 당국의 승인 문제와 맞물려 고배를 마신바 있다. 3년만의 협상인 만큼 손회장이 이번에는 반드시 성사시키려했지만 또 한번 실패한 셈이다.

결국 미국의 거대 통신 플레이어 등장은 무산됐다. 만일 합병이 성사됐다면 T모바일과 스프린트를 합친 합병사 가입자는 1억 3천만명에 달해 미국 1위 이통사 버라이즌(1억4천만 명)과 2위 AT&T(1억3천만 명)와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해 ‘3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견됐다.

외신에 따르면 양측이 향후 협상을 재기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양사 주가에도 악영향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스프린트 주가는 합병 무산에 대한 우려로 9월 말 이후 이미 14% 하락했으며 합병 무산 소식이 반영되는 11월 6일 이후 증시에서도 급락이 예상된다.

전세계 인수·합병 시장에서 ‘큰 손’으로 군림하는 소프트뱅크는 지난 1980년대 소프트웨어 유통을 시작으로 1990년대 PC/인터넷, 2000년대 브로드밴드, 2010년에는 무선인터넷에 승부수를 걸어 승승장구 해왔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직원 6300여명, 시가총액 900억 달러(한화 100조 5000억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부상했다.

소프트뱅크의 이런 괄목할만한 성장의 중심에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이 있다. 하지만 스프린트를 발판삼아 미국 이통시장 패권을 노리던 그의 야망은 당분간 주춤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양사의 재협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스프린트는 우선 독자노선을 택할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미국 통신시장은 1위 버라이즌, 2위 AT&T, 3위 T모바일, 4위 스프린트라는 기존 4강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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