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직불카드, 지갑앱, QR 코드 등을 활용해 현금을 쓰지 않는 ‘캐시레스(Cash-less)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다. '모바일 결제‘로 불리는 이 시장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 5.5조 달러에 달하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규모는 5.5조 달러(약 6180조원)로 소비대국 미국시장(1120억 달러)의 50배 규모를 자랑한다.

14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를 가졌을 뿐 아니라 개인소득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에서는 인터넷쇼핑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 비해 낮은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보급률과 열악한 결제 환경이 더해지며 모바일 결제 시장에 대한 기대도 크고 대규모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중국 모바일 결제앱 시장은 알리바바 그룹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IT 거인 텐센트의 '텐페이‘ 2강 과점 상태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알리페이는 시장 점유율 무려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텐센트도 20%를 다소 밑도는 수준이다.

알리페이 개발·운영은 알리바바그룹의 금융결제회사인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이 맡고 있다. 지난달 알리페이와 얼굴인식 기술을 연계한 결제시스템이 중국 항저우 KFC의 레스토랑 ‘KPRO’에 도입되며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 웃으면 끝나는 결제시스템 'Smile to Pay'

앤트파이낸셜이 선보인 것은 고객이 식사가 끝난 후 웃으면서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간단히 결제가 끝나는 '스마일 투 페이(Smile to Pay)'라는 이름의 결제 시스템이다. KPRO 고객은 자동판매기에서 상품을 선택한 후 카메라 압에 미소를 짓기만 하면 된다. 자판기에 탑재된 3D카메라가 얼굴을 스캔/인증하며 추가 보안을 위해 비밀번호를 별도로 입력할 수도 있다. 스마일 투 페이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알리페이앱에 사전 등록이 필요하다.

웃으면 결제가 되는 서비스는 최초지만 얼굴인식 결제서비스는 처음은 아니다. 얼굴인증 기술은 보안상의 과제가 많아 상용화가 어렵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기술 발전으로 삼성, 페이팔(PayPal), 마스터카드(MasterCard), NEC 등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앤트파이낸셜은 이번 서비스로 3차원 얼굴인증 알고리즘을 개발해 얼굴 인증 상용화와 보급에 한발 앞서게 됐다. 사용자 본인이 3D 카메라 앞에 있는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어 사진이나 동영상을 사용해도 인증이 불가능하며 2중 보안 대책으로 얼굴인증 이외에 전화번호 인증도 가능하다.

스마일 투 페이를 도입한 KFC의 새로운 컨셉 레스토랑 'KPRO‘는 기존 KFC 이미지와 달리 건강을 내세운 샐러드와 주스 등의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KPRO는 새로운 취향과 혁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의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이자 스마일 투 페이의 보급 촉진의 열쇠가 될 세대이기도 하다.

얼굴인증 기술은 최근 들어 상용화 사례가 늘고 있다. 그간에는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명의 도용이 가능했으나 3차원 해석기술의 발전으로 이를 방지할 수 있어 도입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얼마 전 애플은 아이폰 10주년 모델 ‘아이폰텐(X)’에 지문 인식 대신 3차원 얼굴인식 ‘페이스 아이디’를 도입하는 파격을 시도해 화제를 모았다. 아이폰X 얼굴인증은 적외선 카메라로 사용자 얼굴에 무수한 점을 쏘아 보내 그 점들을 다양하게 인식하는 3차원 해석으로 도용을 방지할 수 있다. 인증 정밀도가 매우 높고 안경, 모자, 수염, 메이크업 등도 구분해 인증할 수 있다.

앤트파이낸셜이 스마일 투 페이의 베타판을 공개한 것은 2년 전으로 그간 연구개발을 거듭하며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정밀도를 높이며 보안 측면을 강화했다. ‘얼굴인증’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중국의 거대한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화해나갈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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