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지난 2008년 조세포탈 문제가 됐던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에 예치돼 있던 4조 4000억원이 모두 인출됐다.

당초 이 전 회장은 특검 조사 이후 본 금액에 대해 차명계좌 실명 전환과 함께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약속을 지켜지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료를 근거를 제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08년 4월 17일 당시 삼성비자금을 수사한 조준웅 특별검사는 총 486명의 명의로 개설된 1199개 차명계좌에서 4조 5373억원 규모의 이 전 회장 예치금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조세포탈 논란으로 전국민적 공분을 샀던 삼성그룹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조세포탈 문제가 된 차명계좌는 경영권 보호를 위해 명의 신탁한 것이며 모두 이건희 회장 실명으로 전환 할 것”이라 해명하고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세금 납부는 물론 사회를 위해 유익하게 사용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적 반감이 거세진 조세포탈 논란을 진화하기 위한 대국민 사과였지만 삼성그룹의 이 같은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박 의원은 “당시 약속과 달리 이 회장은 당시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64개의 은행 차명 계좌 중 단 1개만 실명 전환했을 뿐 나머지는 계약해지 됐거나 만기돼 실명 전환율은 고작 1.9%에 불과하다.”면서 “실명 전환은 물론 누락된 세금도 납부하지 않고 4조 4000억원을 인출한 것은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