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기업 강한 부정에 업계는 “눈 가리고 아웅” 비아냥

[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최근 비트코인·이더리움과 같은 가상화폐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세계적 추세로 떠오르고 있다. 일찌감치 가상화폐 상용화에 나선 유럽은 물론 중국과 일본, 그리고 국내에서도 미래 투자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상화폐에 대한 열기로 들썩이고 있다.

가상화폐 열기가 이처럼 뜨거워지면서 국내 대형 IT 기업들의 가상화폐 시장 진입 여부를 놓고 관련 시장은 설왕설래가 심화되고 있다.

시장의 이 같은 반응은 최근 카카오와 게임 공룡 기업 넥슨이 각각 핀테크 업체와 가상화폐 마켓에 투자를 하거나 인수키로 하면서 이들 기업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카카오가 지분 9.49%를 매입하며 투자한 핀테크 업체 두나무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내달 중 오픈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나무가 추진하고 나선 마켓 ‘업비트’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과 빗썸, 코인원 등과 같은 웹사이트 기반이 아닌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가상화폐를 거래한다는 차별성을 띄고 있다.

물론 카카오는 즉각적으로 가상화폐 시장 진출 계획이 없다고 발 빠르게 진화하고 나섰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카카오의 가상화폐 관련 기술 개발 및 거래시장 진출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카카오는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하거나 카카오톡상에서 가상화폐를 통한 송금 거래나 결제를 연동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가상화폐 시장 진출을 부정하고 나선 것은 카카오 뿐 아니라 넥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넥슨의 지주사 NXC(엔엑스씨)가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Kobit)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가상화폐 시장 진출에 대한 외부 시각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투자와 인수는 가능해도 이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 진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카오와 넥슨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는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카카오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을 보도한 팍스넷은 카카오가 투자한 두나무의 기업 가치가 500억원으로 지난 6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두나무의 보통주 일부를 30억원에 매입하면서 받은 가치를 감안할 때 업비트가 성공하면 카카오가 최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내용에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이 투자나 인수는 가능하지만 시장 진출을 강력하게 부정하고 있는 요인은 가상화폐를 실제 ‘화폐나 금융상품’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정부나 금융당국의 부담스런 시선 때문이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를 설립하고 은행법 개정 등이 걸린 상황에서 가상화폐 시장 진출을 공식화 할 경우 아무래도 정부의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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