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황금과 같은 긴 연휴가 저물어가고 있다. 여느 때와 달리 여유 가득한 추석명절을 보낸 사람들이 일상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기자의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이번 연휴에도 어김없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이슈는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관광여행지 괌에서 어린 아이들을 자동차 안에 남겨두고 쇼핑을 나섰다가 현지 경찰로부터 체포를 당한 현직 판사부부 사건, 10년째 이어온 한 민간 기업의 불꽃축제를 현 정부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의 무지한 촌극에 이르기까지 버라이어티한 이슈로 점철됐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나섰던 소방공무원 처우개선과 증원을 당론을 앞세워 반대하고 나섰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추석맞이 용산소방서 시찰은 대다수 국민은 물론 현직 소방관들의 반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소방공무원들을 양쪽으로 도열시킨 것도 부족해 사진 기자들의 입맛에 맞도록 온갖 장비를 쌓아놓고 하얀 이를 드러내고는 심기 불편한 소방관들과 인증샷을 날린 안철수 대표,? 소방서장 복장을 걸치고 브리핑을 경청하는 모습은 가히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솔직히 표현한다면 연휴가 시작되면서 비상대기 중인 소방서를 시찰하 듯 하는 행위는 대통령도 민폐라 생각했을 것이다. 이는 취임 초기 소방공무원들의 사기 진작과 처우개선 약속을 위해 찾은 문 대통령의 탈권위적인 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대통령도 도열은커녕 간이 탁자 하나에 앉아?격식 없는 소탈한 담소를 나눴는데?반해 안 대표는 대회의실 중앙 상석에 앉아 소방관들로부터 브리핑을 전해듣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아연실색 할말을 잃었다.

여기에 당과 국민의 소통을 관장하고 있는 국민의당 우일식 디지털소통위원장은 한술 더 떠 안 대표의 대통령 코스프레를 비난하고 나선 국민들을 상대로 비아냥거리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나서면서 소통은커녕 전형적인 불통의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과거 국민의당과 안 대표를 거세게 비난하는 국민들의 쓴 소리도 겸허히 수용하면서 다양한 소통을 유지하려 노력했던 전 디지털소통위원장과 크게 대비되는 우일식 현 디지털소통위원장의 모습에서 소통의 진정성은 찾아볼 수 없다.

도대체 이 정당은 국민들의 정서에 반감을 자극하면서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성찰하려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분명 자신이 SNS를 통해 한화그룹의 불꽃축제를 문 정부의 예산낭비로 치부해 놓고도 애꿎은 보좌관을 탓하고 있는 소속 의원과 국민의 목소리에는 절대 귀를 걸어 닫고 있는 대표의 모습에서 새 정치는 어불성설이다.

미운털이 박혀도 단단히 박혔다. 입을 열고 몸을 조금만 움직이는 미동(微動)만 해도 국민들의 원성이 쏟아진다. 상식도 찾아볼 수 없다. 초등학생도 누군가 자신의 행동을 지적하면 한번쯤 고민할 법한데 자신을 향한 거센 비난은 배후가 있다며 되레 칼날을 들이댄다.

대선 조작 이후 모든 책임은 자신이 그토록 강조하고 나섰던 젊은 인재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책임을 지고 성찰하겠다면서 번개처럼 당권을 장악했고 자신과 반대되는 세력은 숙청하고 나섰다.

그래서일까? 한때 자신을 신처럼 떠 받들 던 젊은 인재들은 하나같이 곁을 떠난 지 오래다. 새 정치를 위해 참신한 정치를 구상해야 할 젊은 인재는 없고 주변에는 국민들로부터 온갖 욕을 먹고 있는 노화된 정치인들로 가득 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현실이다.

작금의 안철수 대표를 보면 삼국지에 등장하는 원술이 떠오른다. 귀족출신으로 촉망받으며 세력을 키워냈던 원술 말이다. 원술은 자신의 세력과 지지도가 급상승하면서 어느순간 자신이 황제자리에 오르겠다는 터무니없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손책으로부터 빼앗은 옥새 하나 믿고 충신은 숙청하고 자신의 비위를 맞추는 간신들을 등용했던 원술, 여포와 유비, 손책과 조조에게 연패하고 거지꼴로 도망치다 시골 농부에게 옥새를 내보이며 “내가 황제다”고 외치다 “미친놈” 소리 한마디에 피를 토하고 죽었던 원술.

안철수 대표도 한때 그랬다. 구름떼와 같은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강력한 대권주자로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정치의 구심점이던 안철수가 과거의 몽상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나는 황제다”고 외쳤던 원술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개업 당시 열혈적인 활동에 나섰던 젊은 위원장 출신이 토해낸 심정이 가슴에 박힌다. “돌이킬 수 없겠지만 날아간 품격과 땅에 처박힌 채 조롱당한는 상황들이 참으로 안타깝다.”

이유미 사건 이후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성찰한다면서도 끝내 당의 주도권만은 놓지 않고 국민들의 반감을 자극하고 나선 안철수 대표를 직설적으로 겨냥하고 나선 이 말 한마디는 참으로 많은 의미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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