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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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Focus]⑧ 일본 편의점이 성장하는 비결…고객을 위한 혁신

[데일리포스트=김정은 일본 전문 기자]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만은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섰다. 2011년 10조원을 넘어선 뒤 불과 5년 만이다.

1989년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기준 편의점 점포수는 3만개를 넘어섰다. 당초 음료와 과자 중심의 비교적 단순했던 상품도 최근 들어 다양한 도시락과 원두커피, 금융·택배서비스 등 폭이 넓어졌다.

한국보다 먼저 편의점 산업이 발달한 일본 편의점 업계는 24시간 운영을 시작으로 자사상품(PB)의 차별화, 질 높은 도시락과 디저트, 생활밀착형 서비스 등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훌륭한 퀄리티의 음식과 편안한 휴식공간

일본 편의점은 1~2인 가구 증가와 이에 따른 근거리 소량구매 패턴이 확산되며 급성장을 거듭했고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 베이비 붐 세대 은퇴로 장년층과 노년층을 위한 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편의점이 외국 관광객에게까지 ‘핫 플레이스’로 부상한 것은 단연 음식의 놀랄만한 퀄리티다. 도시락, 샌드위치, 디저트까지 다양한 종류는 물론 편의점 상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수준을 자랑한다.

그러나 점포수는 이미 6만개에 달하고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대형 3사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전형적인 과점 시장이며 성장세도 꺾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양질의 음식들은 국내보다 일찍 성장한 일본 편의점들이 포화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일부 편의점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휴식공간과 편의점을 합친 이색공간이 등장했고 넓은 공간이 있는 카페 형식 편의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입지한 장소에 따라 매장의 배치와 인테리어를 달리해 소비자들과 친밀감을 쌓는 ‘보다 편안한’ 편의점을 지향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발맞춘 다양한 시도로 돌파구 모색

최근 일본 편의점 업계가 직면한 새로운 화두는 사회 고령화와 인구 감소다. 특히 노인 인구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2006년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금융자산의 60%를 60세 이상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각 편의점은 노인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노인 대상의 배달서비스는 이미 보편화됐고 농촌 지역에는 트럭형 ‘이동식 편의점’이 등장했다. 로손은 내년 2월말까지 현재 70점포인 이동식 편의점을 200개 점포로 확대할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단지 주민을 위한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다. 전국 100개 점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외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을 위한 식사배달 서비스와 생활용품 구입 등을 통해 주민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자판기 편의점‘도 확산되고 있다. 당초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도입해 왔던 자판기 편의점은 성장 정체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오니기리(주먹밥)와 빵 같은 편의점 상품을 취급하는 자동판매기 설치를 늘려 2019년 2월까지 오피스빌딩이나 학교 등에 1000여대를 신설할 계획이다.

일본 편의점은 노인의 ‘건강’까지 챙기고 있다. 약국과의 제휴 및 의약품 취급이 확대되고 있다. 로손은 편의점 내부에 간호 상담 창구를 설치하고 특정시간에 상주 약사에게 조제약을 살 수 있는 ‘케어 로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최근 일본 편의점 업계는 일손 부족으로 무인계산대 도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 5대 편의점은 오는 2025년까지는 전 점포에 무인계산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한 지속적인 행보

주목할 점은 국내 편의점들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재난안전센터 ▲지역 치안 ▲공공복지 네트워크 ▲주민 소통 공간 제공과 같은 여러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난안전센터 역할은 이미 입증됐다. 구마모토지진 및 동일본 대지진 당시 편의점은 주민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고 지원식량과 응급용품 등을 배포하는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호우나 태풍 피해 지역에 직접 본사 직원을 파견해 일손을 돕도록 하거나 배려하기도 한다.지역사회의 치안을 살피는 방범 역할도 주요 활동 가운데 하나다. 특히 SS(Safety Station) 활동을 통해 위급한 상황에서 편의점에 피신하도록 하고 곧바로 신고하는 체계를 갖추었다.

각 지역별로 SS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6월 와카야마 현에서는 주요 편의점 체인과 현직 경찰 본부 관계자 등 약 30명이 참석해 이를 위한 의견을 교류했다.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편의점, “질적 성장에 주목해야 할 때

국내 편의점 역시 최근 1인 가구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것을 넘어 ATM과 같은 금융서비스는 물론 세탁과 택배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을 거듭해온 편의점 업계의 미래는 밝지 않다.

이미 출점 경쟁으로 포화상태에 달한 상황에서 지난 달 이마트 위드미까지 점포 확장 정책을 발표하는 등 결코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인구 1491명당 편의점 한곳 꼴로 인구대비 편의점 수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일본보다도 1.5배가량 높다.

최근 들어 일부 편의점 업체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국내 시장 포화로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점포당 매출은 여전히 일본의 36%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양적 확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질적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편의점 업계 역시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일본 편의점 업계의 새로운 시도와 확장성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성장이 멈췄다고 판단한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고객 입장에서 주변을 돌아본 일본 편의점 업계의 생존 철학은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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