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출시 10, 애플의 야심작시장 주도권 장악할까?

[데일리포스트=김정은 일본 전문 기자]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가 9월 12일(현지시간)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신사옥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아이폰X(텐)과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 애플 워치3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그간 연일 화제를 모았던 아이폰X도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 ‘한 차원 높은 혁신의 집결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폰X: 페이스ID·OLED 디스플레이·홈버튼 삭제

10주년을 맞이한 아이폰의 야심작은 “앞으로의 10년을 제시할 새로운 제품”으로 포지셔닝 한 ‘아이폰X’이다.

등장 전부터 IT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아이폰X의 주요 혁신은 ▲페이스I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홈버튼 삭제 ▲무선충전 ▲증강현실(AR) 응용 ▲베젤리스 디자인 ▲A11 바이오닉 탑재 등이다.

특히 아이폰X의 얼굴인식을 통한 페이스ID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페이스ID는 미리 등록된 얼굴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판단해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이다.



필 실러 애플 월드와이드마케팅 수석부사장은 “당신이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수염을 길렀을 때, 안경이나 모자를 썼을 때도 얼굴을 인식한다”며 “얼굴을 3만개의 점(dot)으로 나눠 인식하기 때문에 기존 기종에서 사용됐던 터치ID 인식 오차 확률 5만분의 1 대비 보안성이 20배 향상됐다”고 언급했다.

아이폰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탑재된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역동적 색감과 고화질 구현, 그리고 2436x1125 픽셀로 최다 화소수를 자랑한다.

홈버튼 삭제도 주요한 변화다. 아이폰X는 전체 화면을 완전한 엣지 디스플레이로 통일하기 위해 홈버튼을 없앴다. 유저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듯 위로 올리거나 사이드 버튼을 눌러 홈으로 이동한다.



아이폰X의 출고가는 역대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가다. 64GB가 999달러(한화 약 112만원)이며 256GB 가 1149달러(129만7천원)다. 공식 판매는 11월 3일부터지만 국내에는 12월 이후에나 출시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이폰X이 아이폰 10주년 기념행사에 걸맞는 혁신을 보여줬냐는 혹평도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히 OLED 패널과 관련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도 이전부터 애플보다 싼 가격에 출시하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WSJ는 “애플이 수요 예측과 생산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는데 1차 출시가 예상보다 늦은 11월 3일이라는 점이 이런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모바일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장악하고 있어 향후 수급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애플이 아이폰X라쓰고 아이폰 엑스가 아닌 아이폰10(텐)으로 부르는 것은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 아이폰 10으로 부르면 동시 공개된 아이폰8은 구형 모델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8/아이폰8 플러스: 아이폰의 특징을 충실히 구현한 진화형 모델

아이폰8 시리즈는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 두 모델이다. 디스플레이를 바꾸고 진화를 이룬 아이폰X에 비해 큰 변화가 없어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는 기존 아이폰을 충실히 개선한 단말이라는 평가다.



기존 모델처럼 홈 버튼과 터치ID가 탑재되어 있고 크기도 거의 변하지 않아 그립감도 기존 모델에 가깝다.

각각 5.5인치와 4.7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고 칩셋은 iPhone X와 같은 A11 바이오닉. Qi 호환 무선 충전에도 대응한다.

아이폰8시리즈 역시 아이폰X처럼 카메라 기능이 강화됐다. 아이폰8이 단일카메라, 아이폰8 플러스가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으며 모두 광학 손떨림 보정을 지원한다.

세로 모드 촬영도 가능하며 신규 필터가 추가되고 이미지 후보정 기능도 강화됐다. 또 동영상 기술력 개선으로 4K 해상도 녹화와 더불어 AR(증강현실) 기능이 향상됐다.



두 모델 모두 64GB와 256GB 두 종류이며 아이폰8은 699달러부터 아이폰8 플러스는 799달러부터다.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는 이달 15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고 22일 출하된다. 색상은 실버, 스페이스 그레이, 뉴골드 3종이다.

신규 아이폰으로 증강현실(AR) 시장 선점 나서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증강현실(AR)이 성공하려면 실제 활용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애플은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아이폰X과 아이폰8에 증강현실(AR) 기능을 탑재했는데 특히 AR 구현의 핵심인 회전 인식 센서와 동작 가속도계가 탑재돼 생생한 AR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최신 프로세서 ‘A11 바이오닉’은 기존 ‘A10 퓨전’보다 최대 70% 향상됐고, 그래픽 성능도 최대 30% 빨라졌다. 배터리 지속 시간도 기존 아이폰7 대비 2시간 늘어 대용량 AR과 3D 콘텐츠에 적합하다.



애플은 그간 AR 기능에 특화된 헤드셋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킷까지 개발자들에게 제공하면서 AR 게임 시장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 왔다.

업계 전문가는 "애플이 이번 시리즈에 AR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은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이라며 "특히 아이폰X의 AR 게임 기능을 통해 시장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고가의 아이폰X 판매를 위해 AR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진 먼스터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향후 10년 동안 유저 기반을 유지하고 성장해 나갈 플랫폼을 확고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폰의 AR 앱이 유저에게 얼마나 ‘현실’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지를 입증해내는 것이 주도권 확보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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